김 변호사는 당초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으나 예정된 기자회견을 2시간 앞두고 사유를 알리지 않은 채 돌연 취소해 다른 출마지를 물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왜 일부 언론의 허구적인 '조국 수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 하냐"며 금 의원에 대한 정면 공격으로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번 선거에서 '조국 수호'를 외치는 사람은 없다"며 "의원님은 ‘조국 수호’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안 된다고 주장을 하면서 거꾸로 '조국 수호'의 위기감과 논란을 키우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계신다"고 금 의원을 비판했다.
금 의원이 이날 의원총회가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를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며 "조국 수호 선거가 되면 강서갑 지역의 문제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을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금 의원이 '제2의 노원갑'이 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강서갑은 정봉주 전 의원이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곳이다. 금 의원 측은 정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김 변호사가 대리 출마하면,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이 노원갑에 전략공천했던 김용민 씨 막말 파문과 같은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기자들을 만나서 앞에서는 공정 경선을 이야기하면서 '제2의 김용민 사태다, 이번 선거가 조국 수호가 되면 망한다는 뉘앙스로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저의 출마 포기를 종용시키려고 하는 것'이 의원님의 경선 전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프레임이라면 회피할 것이 아니라 당당한 진실로 맞서 깨부수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 수호' 프레임이 언론이 씌운 허구라는 주장이지만, 조국 전 장관과 관련된 김 변호사의 숱한 행적을 따라가면 설득력이 별로 없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도 "검찰 개혁이 좌초될 때 민주당원들이, 민주 진보진영의 지지자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위기를 극복했다"며 '서초동 촛불'을 회상했다.
그의 출마지가 왜 하필 강서갑인가도 의문으로 남는다. 당초 그는 지난 8일 '정치를 시작하며'라는 글을 통해 "지역구는 당에 모든 것을 일임했다"고 밝혔었다. 이로 인해 공천관리위원회가 강서갑을 추가 공모지역으로 결정하고 김 변호사의 출마설이 흘러나오자 지도부와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자객 공천' 논란이 일자 민주당 관계자들은 일제히 지도부와 교감한 결정이 아닌 김 변호사의 '개인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김 변호사가 강서갑에 출마할 경우 '조국 찬반론'이 부각돼 전체 총선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 변호사도 "금 의원이 의원총회에 들어간 이후 저에게 출마를 포기하라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이를 인정했다.
김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가 어떤 경위를 거쳐 결정되었건, '조국 수호' 프레임은 김 변호사가 강서갑 출마를 시사하고 당이 교통정리에 실패했을 때 이미 구축된 것이었다.
김 변호사는 대신 현역 의원과 맞서는 약자 프레임을 강조했다. 그는 금 의원과의 승부를 "계란으로 바위치기",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하며 "왜 도전하는 혈혈단신의 청년을 두려워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다양한 생각과 여러 세력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2030세대 청년들에게 내 자리라도 내어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금 의원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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