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0년대초 플루토늄 연구용 실험” 시인

정부 “北 한성렬 발언, 불참 의미로 보지 않아” 당혹

한국이 20년전 플루토늄을 이용한 비밀실험을 했다고 미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리가 밝힌 데 대해 한국정부는 지난 80년대초 서울 공릉동 소재 연구용 TRIGA 원자로에서 극소량의 플루토늄 실험을 했다고 시인했다.

한편 정부는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의 차기 6자회담 불참 가능성 발언에 대해 “공식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하고 불참 의미로 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80년대초 플루토늄 연구용 실험”. AP 통신 보도 인정**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9일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문제의 활동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협정에 따른 것으로 지금은 폐기된 공릉동 소재 연구용 TRIGA 원자로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현재 관련 제반사항을 IAEA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그러나 “문제의 활동은 연구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우리가 재처리 시설을 갖고 있었거나 그런 것은 아니며, 상업적이나 그 밖의 우려할 만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와 IAEA 안전조치협정에 따른 여러 가지 활동 중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고 이에 대해 답변이 이뤄지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IAEA가 제기한 의혹이나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거나 새로운 기술의 의해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된 상태에서 시간이 흘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도 오는 13일 제43차 IAEA 이사회에 보고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정부는 NPT와 IAEA 안전조치협정 등 비확산 공약을 확고히 견지하고 핵활동의 높은 투명성을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北 한성렬 발언, 불참 의미로 보지 않아”-“공식반응 지켜봐야”**

한편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8일 한국의 우라늄 농축실험과 관련, “미국은 핵문제에 관해 이중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을 상종할 필요가 없다”며 추가적인 조치를 강력히 시사, 차기 6자회담 전망이 한층 어두워지고 있는 데 대해,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9일 “정부는 북한 발언을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봉조 차관은 이날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미측에서는 대선과 무관하게 4차 회담을 진행한다고 했고 중국의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장춘도 조만간 방북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영국 외교담당 정무차관도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며 러시아 상원 의장도 방북계획”이라며 “이런 잇따른 방북결과들을 보고 미칠 영향을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4차회담 9월말 개최는 3차 회담 합의사항”이라며 “이런 합의를 쉽게 미루기가 국제적 관심이 높은 만큼 북으로도 많은 부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이 발표한 형식에서도 “북한의 공식입장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통상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때 여러 형식이 있는데 이런 문제와 관련해 정확한 형식은 외교부 대변인 담화 등으로 나올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이날 북한 발언에 대해 “한 대사 발언이 공식발언인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의 공식 반응을 보고자 한다”며 “북한은 4차 6자회담에 나와서 자신들의 주장을 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