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올해 성장률 4% 못미칠 수도"

"내년 5% 성장하려면 적극적 재정정책 펼쳐야"

현재 한국경제를 점검하기 위해 방한중인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중 하나인 피치가 '5% 성장'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게다가 피치는 국내의 삼성경제연구소와 마찬가지로 성장률이 4%에도 못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국가신용평가팀 이사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했던 5%를 밑돌 수 있다"며 "4%대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의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중 하나인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견해는 다소 성급하며 부적합하다"면서 "내년엔 한국 성장률이 5%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5%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해, 대규모의 인위적 경기부양조치 없이는 이같은 성장이 불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매코맥 이사는 "한국정부가 적자재정 편성을 망설이고 있으나 GDP 1% 이상의 적자재정을 편성해도 한국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고유가 때문에 최근 물가가 급등했지만 고유가가 이어져도 내년에는 물가상승세가 높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근원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의 목표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므로 스태그플레이션 주장은 옳지 않다"며 "자산버블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식 장기불황론을 언급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피치의 브라이언 쿨튼 이사 역시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내수는 매우 취약하며 하반기에 수출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5%대 성장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의 둔화 조짐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