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망자가 1천명을 돌파하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대선 막판 악재로 대두되고 있는 이라크 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말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의 중재로 시아파 강경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 이라크 임시정부 사이에 3주간에 걸친 교전을 끝내기 위한 나자프 평화안이 마련됐으나, 이번에는 시아파인 알 사드르 거점도시인 사드르 시티와 수니파의 거점도시인 팔루자를 둘러싸고 미군과 이라크 무장저항세력 사이에 대규모 교전이 연이어 발생했다.
***시아파 거점도시 사드르 시티서 대규모 교전, 3백10명 사상**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임시정부는 7일(현지시간) 6일 밤부터 이어진 교전으로 바그다드 주변 알사드르 시티에서 40명 이상이 숨지고 2백7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교전은 지난주 알사드르와 임시정부 간에 맺어진 평화안으로 3주간에 걸친 나자프 교전이 소강상태를 보인 이래 가장 큰 양측간 무력충돌이다.
이날 대규모 교전이 시작되자 미군 탱크와 자동화기로 무장한 미군들은 사드르 시티를 둘러싸고 도시 주요 지역으로 진입을 시작했고, 미군 중무장 차량들은 알사드르의 사무실이 있는 알 하이 광장을 봉쇄했다. 미군이 전투기를 동원 폭격을 가했는지는 확인이 되고 있지 않고 있다.
반면 알사드르 지지 민병대인 마흐디군은 도로에 폭발물을 매설하는 등 강력 응전 태세를 갖췄다. “15명의 마흐디군 전사가 사망했으며 62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힌 알사드르 측근 세이크 나임 알 카비는 “이라크인들은 점령군에 맞서 스스로 방어하고 있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수니파 거점도시 팔루자서도 대규모 폭격, 1백명 이상 사망 **
이와 함께 지난 4월 미군의 봉쇄작전 및 학살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바그다드 서부, 수니파 거점 도시인 팔루자에서도 7일 또다시 대규모 교전이 발생,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 시티와 함께 또 다른 전선을 형성했다. 미 해병대 공보 장교인 T.V 존슨 중령은 이같은 팔루자 공격을 확인했으며 미군은 전투기와 탱크를 동원, 저항세력 거점으로 의심되는 건물들을 폭격했다.
이날 대규모 공격은 지난 6일 팔루자 외곽에서 저항세력의 차량폭탄 공격을 받아 해병대원 7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데 따른 보복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측은 “상당수의 적을 사살했다”고 밝혔으며, 사망자는 1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사망자 가운데는 많은 민간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져 사상자 규모는 더욱 큰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 미군은 미군에 대한 공격이 저항세력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팔루자 시민들은 “이들 공격은 평범한 이라크 시민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날도 팔루자에 있는 사원에서는 “신은 위대하다”는 확성기 소리가 연이어 나왔다.
이밖에 이날 바그다드 시내에서도 바그다드 주지사 차량행력을 노린 폭탄 공격이 발생했으며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도 저항세력의 공격은 이어졌다.
***알사드르 “미군, 마흐디군 분쇄 못해”, 미군 “알사드르와의 전투 안끝나”**
이처럼 대규모 공격과 교전이 이어지자 지난 달 말 알사드르와 이라크 임시정부간에 맺어진 평화안은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알사드르는 사드르 시티에서 조직을 재건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미군이 강공으로 나섬으로써 이번 대규모 교전이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그동안 여러 곳에서 감지돼 왔다. 알사드르는 미군은 절대 자신들을 패배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미군도 알사드르와의 전투는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알사드르 측근인 세이크 자베르 알카파지는 쿠파에서 알사드르를 대신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군은 결코 마흐디군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미군이 무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진실만이 무적”이라며 “미국은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를 통제하려 하고 있지만 마흐디군에게는 똑같은 것이 적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갑사단 사령관인 피터 채럴리 소장은 “알사드르와의 전투는 끝난 것이 아니다”며 “미군은 알사드르의 주요 거점 도시인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 시티를 재점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럴리 소장은 “알사드르가 마흐디군을 재조직할 기회를 갖기 전에 행동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알사드르가 재건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흐디군, 사드르시티로 집결. “미군, 알사드르 거점 도시화 두고 못봐”**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나자프 교전에 합류했던 사드르 시티의 알사드르 지지세력이 다시 사드르 시티로 돌아오면서 전운이 감지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알사드르의 바그다드 지역 대변인인 세이크 라에드 알 카드히미는 “미군이 도발적으로 순찰활동을 함으로써 우리의 저항을 유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삶터를 부수는 미군과 그들의 헬기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미군은 “피습 후에만 방어공격에 나선다”고 반박하면서도 “철수하거나 순찰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다.
BBC도 7일 분석기사를 통해 이번 충돌을 “사드르 시티를 자신의 지역으로 유지하려는 알사드르와 이를 두고 보지 않으려는 미군 및 임시정부 간의 충돌”로 설명했다. “알사드르는 사드르 시티에서 미군이 나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팔루자와 라마디 등 수니파 지역에서 이미 통제력을 잃은 것만으로도 타격인 미군과 임시정부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근처에서 그러한 지역이 생기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사드르 시티를 둘러싼 협상도 교착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사드르 측근들은 자신들과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측 사이에 진행돼온 사드르시티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는데 정부 관리들과 미군측은 평화 협상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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