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라크에 파병한 미국의 동맹 8개국을 거명하며 사의를 표하면서 한국만 거명하지 않은 데 대해 "한국의 파병에 대한 미국의 사의에 추호의 의심도 있어선 안된다"고 진화작업에 나섰다.
바우처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관한 질문에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이 다른 기회에 한국의 기여에 커다란 사의를 표명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며 "부시 대통령의 연설 때마다 거명하는 나라들이 다른 경우가 있지만,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평가와 한미 동맹관계의 긴밀성, 한미간 협력을 거듭 분명히 해왔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의 이같은 브리핑은 부시대통령이 사의를 표한 8개 동맹국 가운데 미국-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3천6백여명의 병력을 파병한 한국을 빼놓은 것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부시의 의도적 따돌림이 아니냐는 해석에 대한 해명이었다. 국무부는 그동안 이 문제가 비화되자, 대통령 연설문을 공화당이 작성하는 과정에 발생한 사소한 실수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수락연설문은 미국 공화당 및 정부의 최고전문가들이 참여해 작성하는 문건으로, 이를 단순한 실수로 보기란 여러모로 미심쩍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3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후보수락 연설에서 "전쟁의 와중에 나의 상대(케리)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강요되거나 매수된 동맹'이라고 지칭했다"며 "동맹국이라면 영국, 폴란드,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덴마크, 엘살바도르, 호주 등인데 이들 동맹국은 미국인의 존경을 받아야할 동맹이지, 정치인 한 명의 모욕을 받을 나라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우리 옆에서 어려운 역사적 일을 하고 있는 모든 나라의 모든 군인을 존경한다"며 "미국은 위대하며,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는 또 하워드 호주총리,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대통령. 베를루스쿠니 이탈리아총리,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이들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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