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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언론도 푸틴 비판에 가세, 푸틴 '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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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언론도 푸틴 비판에 가세, 푸틴 '궁지'

푸틴 정부, 비판한 러시아 언론인 강제해고하기도

사상 최악의 인질 참사 이후 러시아 정부는 "테러 단체가 고려인 등 다국적으로 구성돼 있다"고 국제테러조직과의 연계가능성을 흘리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지만, 러시아 언론조차 이례적으로 푸틴 정부에 대해 “책임회피행위”이고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몰리고 있다.

***러 정부, “테러조직에 고려인 포함, 다국적 구성” **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틀간의 ‘애도의 날’ 가운데 첫날인 6일(현지시간) 3백30여명의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식이 잇따라 치러지며 가족들과 사고 현장인 북오세티야의 베슬란시 시민들은 슬픔과 탄식에 젖었다. 이미 1백50여명의 장례식이 치러진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이번 테러 사건과 국제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강하게 흘리고 나섰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테러 조직에 고려인까지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말해 이번 사태는 '러시아판 9.11사태'로, 그 책임은 국제테러조직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페테르부르크 타임스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북카프카스 대검 차장은 5일에 이어 6일에도 재차 “32명의 테러범이 이번 테러사건에 연루됐으며 그들 가운데 30명이 사살됐다”며 “한 명은 현재 구금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테러범에는 체첸인, 타타르인, 카자흐인과 고려인(Korean)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발레리 안드레예프 연방보안국(FSS) 북오세티야 지부 담당자는 “테러범 가운데 10명은 아랍계통이고 그 중에 한 명은 흑인”이라며 이번 테러가 다국적인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테러사건에서 인질범들과 협상에 나섰던 인구쉬 공화국의 전 대통령인 루슬란 아우쉐브는 “인질범들은 러시아인들만이 사용하는 바이나흐어를 사용하길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체첸출신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카프카즈 담당 보좌관인 아슬람벡 아슬라하노프도 “인질범들은 체첸어가 아닌 카프카즈 엑센트가 강한 러시아어를 사용했다”며 “인질범들은 체첸인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푸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연설에서 “러시아는 소련연방이 붕괴된 이후 새로이 국내외 적에 대한 방어망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테러리즘의 악”을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부는 또 여러 ‘관제 시위’를 동원,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분노 목소리를 내게해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세인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약 1만5천명에 이르는 시위대들이 테러리즘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러시아 언론, 이례적으로 “푸틴, 책임회피 마라”**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국제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흘리고 나선 데 대해, 이례적으로 러시아 정부 소유의 공영방송을 포함한 러시아 언론까지 푸틴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회피”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설 정도로, 인명을 경시하는 정권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분노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AFP 통신은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이 반군들을 국제테러조직들과 연관지으려 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 언론들은 분리주의자들과의 비타협적인 정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간접 정보를 흘리고 있는데 대해서도 미국 등 서방이 주 공격 타겟으로 삼고 있는 알 카에다를 개입시켜 이번 사태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의 당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은 또 일부 분석가를 인용, “아랍 무장조직이 이 지역에서 10여년 이상 활동해 왔지만 이들 존재는 지역 무장조직의 역할에 비해서 별달리 중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푸틴, 국제테러리즘 뒤에 숨을 수 없어”, “사회는 진실 필요로 해”**

실제로 저명한 자유주의적 성향의 의원인 블라디미르 리즈코프는 한 러시아 언론에 “베슬란 참사의 책임은 분명하게 푸틴 대통령과 FSB, 내무부 등에 놓여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푸틴 당신은 국제테러리즘 뒤에 숨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기서 고려해야 할 점은 의회와 정당, 언론은 모두 후퇴, 더 이상 독립적이지 않으며 푸틴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집중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신문인 <코메르센트>도 푸틴 대통령이 지난 주말 연설에서 ‘국제테러리즘의 악’을 강조한 것과 관련, “그러한 주장은 세계 모든 정부들이 자국 시민들의 희생에 대해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하는 구실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부분의 주요 언론들은 또 이제야 러시아 정부가 인질 수를 속였다는 것을 인정한 데 대해 “잇따른 거짓말”, “거짓말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유발했다”등의 제하를 뽑고 관계 당국에 왜 진실을 말하지 않았는지 설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러시아 정부는 당초 인질 수가 3백54명이라고 발표했었으나 대규모 인질 희생이 발생하고 나서야 당초 러시아 정부는 인질이 1천2백여명이 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영 언론인 로시야 TV의 세르게이 브릴료프 논설위원도 푸틴 정부의 엄격한 언론 통제에 대해 “그러한 순간에 사회는 진실을 필요로 한다”며 반발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정부의 무모한 인질구출작전을 꼬집은 사진을 1면 전면에 게재하며 정부를 비판한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 편집장인 라프 샤키로프에 압력을 행사해 사임하도록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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