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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투자는 '인색'…주식 배당은 '펑펑'"

LG경제硏 "투자 부진, 생산설비 노후화로 이어져"

2000년 이후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에는 인색하면서 금융자산이나 주주배당에 치중한 탓에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의 박상수 연구위원은 11일 보고서에서 "우리 기업의 보수적 자금운용은 기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지만 생산성 저하와 미래 성장잠재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업의 자금 분배에 있어 미래 수익의 창출을 위해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9년 생산설비 노후화율 56%


연구원이 2009년 12월 결산법인 1534개의 자금 현황 및 투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현금성자산은 2000년 말 31조1751억 원에서 2009년 104조3617억 원으로 3.35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매출액 증가율이 연평균 7.1%, 전체 자산증가율은 6.4%에 그친데 반해 현금성자산만 해마다 14.4%씩 불어난 셈이다.

이 같은 현금성자산 증가율은 대만, 일본 등 경쟁 국가와의 비교에서도 앞서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국내 10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 비중은 8.1%로 2000년보다 2.9%포인트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대만, 일본, 미국 기업의 현금성자산 비중은 각각 1.5%, 0.3%, 0.2%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최근 들어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중국은 오히려 2.4%포인트 감소했다.

현금성자산 증가에 비해 국내 기업의 유형자산은 2000년 285조4000억 원에서 2009년 360조9000억 원으로 불과 1.38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연평균 유형자산 증가율은 3.7%로 매출액 증가율이나 자산 증가율보다도 낮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유형자산 증가폭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역시 투자활동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박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2008년 12월 기준으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토지, 건물 등의 장부가액이 현재 시점 기준으로 바뀐 자산 재평가 탓이 크다는 것. 실제로 토지자산을 제외하고 유형자산을 다시 산정하면 2009년 기준 전체 자산에서 25.3%에 불과하며 2000년보다 14.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박 연구위원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기업환경의 불확실성, 산업의 소프트화 추세, 기업 경영자의 자신감 결여, 단기성과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 자금운용이 보수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보수화된 자금 운용의 결과는 생산설비의 노후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국내 기업의 건물 및 기계 설비 등 감가상각대상자산의 평균 사용년수는 7.9년으로 2000년 당시보다 4년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09년 기준 생산설비의 노후화율은 56%로 2000년 대비 20.5%포인트, 2006년 대비 4.3% 증가했다. 보고서는 다만 2000년대 전반에 비해 2006년 이후부터는 노후화 추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국내 100대 기업의 유형자산 노후화율이 2000년 대비 16.8%포인트 증가한 45.8%를 기록한 반면 일본 기업은 5.7%포인트, 미국기업은 0.4%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고 중국은 0.1%포인트 감소했다. 대만 기업만이 20%포인트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을 앞질렀을 뿐 설비자산의 노후화가 경쟁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식 배당금 지급액 연 14.5%씩 늘어


반면에 외국인 지분과 연기금 투자비율은 해마나 들어나 배당금 지급액 증가율은 연평균 14.5%씩 늘어났다. 총투자금 대비 감가상각누계비율에서도 경쟁국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어 2000년대 초 국내기업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장비를 사용함에 따른 이점이 사라져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박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유형자산과 현금성자산의 비중 증감에 따라 측정한 자금운영 보수화 정도에서 국내 기업은 2000년 대비 20.1%포인트 강화된 것으로 나타나 대만(16.2%포인트), 중국(5.1%포인트), 미국(-0.1%포인트), 일본(-4.7%포인트) 기업 등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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