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 총선'에서 격전지를 꼽는다면 역시나 PK 지역이다. 오랜 시간 보수의 텃밭이었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참패를 거듭하면서 텃밭은 사라졌다. 그중에서도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한국당 박민식 전 의원이 4번째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는 북·강서구갑은 지역 내에서도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다. 이들 두 전·현직 의원간의 대결은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벨트의 혈투로 불려지며 여야간 승부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쟁자인 전재수 의원은 참여정부 출신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과 함께 북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까지 압승을 거두면서 견고한 지지기반을 두고 있어 박민식 전 의원 보다 유리한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박민식 후보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가지고 있다. 전재수 의원과의 4번째 대결을 위해 긴 시간 날을 갈아왔으며 끊어진 보수층 지지세 결집을 위한 조직 재정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주변의 평가와 함께 실제로 보수 재결집 등의 상당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박민식 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프레시안>과의 만남를 통해 이번 선거에 임하는 특별한 의미와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아래는 박민식 북·강서구갑 예비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네 번째 치루는 국회의원 선거다. 특히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자세는?
박민식 : 이번 선거의 의미가 아주 특별하게 있다. 그동안 두 번 당선되고 한번은 실패를 했지만 과거의 선거는 제가 정치경험도 짧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역과 나라를 위해 기여하겠다는 추상적인 명분에 집착했다. 이번 선거는 저의 당선을 넘어서 대한민국을 제대로 되살리느냐 아니면 망가뜨리느냐 기로에 서 있는 다른 의미로 중요한고 선거라 본다.
특히 북·강서구갑이 중도 보수 우파와 문재인 좌파정부의 대격돌 최전선 지역구라고 생각하는데 낙동강벨트가 전국 선거에서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낙동강벨트 안에서도 북·강서구갑이 가장 스포트라이트 받는 핵심 지역으로 저한테도 쉽지 않은 선거고 상대방도 녹록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헌신을 다해야 할 선거, 개인을 넘어 중도 보수 우파의 부활, 대한민국의 재건을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되는 곳으로 이런 사명감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프레시안 : 홍 대표 시절 당협위원장 자리를 뺏기며 위기에 봉착했었다. 황교안 전 총리가 대표를 맡으며 당협위원장에 돌아왔는데 특별한 인연이 있는가?
박민식 : 저와 황교안 대표는 검찰에 같이 근무했었고 직계 상사였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이번 총선은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나갈 수밖에 없다. 정치에 들어오신 지는 1년밖에 안 됐지만 성품이나 애국심은 아주 높고 평소 존경하는 분이다. 홍준표 대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다.
프레시안 : 자유한국당 중진 용퇴론의 대상으로 박민식 후보를 거론하기도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민식 : 내가 중진이라고 하는 말은 금시초문이고 맞지도 않다. 이와 관련해서는 당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엄정하게 후보를 선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현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다.
프레시안 :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의 네 번째 격돌이 예견되고 있다. 상대방을 평가한다면?
박민식 : 네 번째이지만 단 한 번도 쉬운 상대가 아니었고 이번 총선은 과거 선거와 다르게 가장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전재수 후보는 상당히 친화력이 있고 정치인으로서 근성이 남다른 사람이다. 그와 마찮가지로 저 역시 이번 선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젊게 역동적으로 활동해 승리하겠다.
프레시안 :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전재수 의원에게 16% 가까이 뒤쳐지는 것으로 나오면서 여론이 좋지 않은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
박민식 : 여러 여론조사 중에 하나일 뿐이고 앞으로도 이 지역에서는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할 것이다. 그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뚜벅뚜벅 민심을 바라보고 가겠다. 저는 플레이어 현 선수이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뛰는 사람이다. 그 민심을 가늠하는 데는 객관성이 떨어질 것이다. 가장 정확한 것은 객석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이다. 제가 주관적으로 보면 지난 총선에서 떨어졌을 때와 올해 총선을 준비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반응이 상당히 확연히 다르다. 지지한다, 지지하지 않는다를 떠나서 지금 만나는 분들의 상당수는 지금 나라가 이게 제대로 가는 거냐 이게 나라냐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요즘 시민들은 저한테 경상도 말로 애가 타서 제발 좀 잘하라고 하신다. 한 표, 한 표가 정말 소중하다. 땀을 흘리고 몇 천 걸음을 걸어서 한 표를 얻을 수 있단 소중한 교훈을 옛날에는 몰랐다. 국회의원을 낙선하면서 표 한 표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알게 됐고 이제는 한 분 한 분을 만날 때 구포시장에 나물을 파는 할머니들, 어머니들 손을 잡을 때도 온 정성을 다해서 만나고 그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 표를 얻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프레시안 :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낙동강 벨트는 보수에게 어떤 곳인가?
박민식 : 서울에서 볼 때 낙동강 벨트는 말뚝만 박으면 되는 곳이다라는 오래된 잘못된 인식에 젖어져 있었다. PK, TK 둘만 놓고 봐도 지지율이 10% 이상 차이 난다. 같은 영남권이라고 해도 PK, TK는 천양지차고 PK 안에 있다 하더라도 다른 지역과 낙동강 벨트는 또 차이가 난다. 현재 현역의원 숫자가 양산 2개, 김해 2개 북강서 2개, 사상 1개, 사하 2개 등 총 9개다. 스코어가 4대 5로 밀린다. 어느 모로 보나 낙동강벨트는 과거의 그런 말뚝만 꽂으면 된다라고 하는 말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한마디로 자갈밭이다. 당세를 보더라도 우리가 결코 우세하다고 볼 수 없는 곳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을 다해야 되고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기울어져야 화력이 집중돼야 할 곳이다. 이제 당에서도 낙동강벨트의 전략적인 중요성 상당 부분을 공감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전에는 모 언론에서 전국 10대 격전지가 선정되기도 했는데 부산·울산·경남 40개 선거구 가운데 북·강서구갑이 유일하게 하나 꼽혔다.
프레시안 : 현 지역구에서 재선 의원을 하며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북·강서구갑의 현재와 본인이 그리는 지역의 미래는?
박민식 : 먼저 지역경제와 관련해서 경제의 바로미터는 전통시장과 주변의 소상공인들이다. 요즘 아쉬운 것이 시장에 가면 옛날처럼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니라 저녁 6시만 되면 적막하다. 특히 북·강서구갑의 지역경제는 다 죽었다. 예를 들어 구포 1동, 2동, 3동이 있는데 그 가운데 구포 3동 보고 깜짝 놀랐다. 제가 지난 선거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다시 지역활동을 한 지 1년 반 정도 됐다. 그때부터는 신발 다 갈아신고 넥타이 벗어 던지고 처음 움직인 곳이 구포 3동 동사무소다. 주민들이 왜 이렇게 전부 임대를 내놓고 매매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깜짝 놀랄 일을 봤다. 불과 4년 전 제가 국회의원 할 때 3만1000명 정도였던 인구가 지금은 2만 명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2~3년 사이에 한 동에서 인구가 만 명이나 빠져나갔다. 인구가 감소되고 일자리도 안 좋아지면서 사람이 빠지니깐 경제가 더욱 안 돌아가는 악순환이 원인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 시장, 구청장, 국회의원, 시의원이 국민들의 대표자이니 책임감을 가져야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저는 하드웨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부분까지 결합해 지역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려고 한다. 북구는 잔잔한 흐름으로 가면 안 되고 완전히 이미지를 확연히 바꿔야 한다. 제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북구에 솔로몬로파크, 한국환경공단, 학생예술문화회관 완공을 시켰다. 사람들이 다른 건 몰라도 짓는 거는 잘한다고 한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북구의 제일 애로사항이 아이들하고 주말에 갈 곳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놀이시설을 만들 수 있는 땅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서 지금이 디지털 시대가 아닌가.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세 살만 돼도 스마트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운동장이 될 수 있는 IT 디지털파크를 만들려고 한다. 전국적으로 유사사례가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북구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파크를 만들면 그 디지털파크에서는 아이들이 게임하고 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드론이나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모든 부분을 여기서 총체적으로 체험하고 학습하고 노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사업들의 연장선으로 지역 어린이들이 미래의 자기 직업을 계획하고 실현하는 시설인 잡월드를 IT파크와 연계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예산 확보는 맨 처음에 가져오는 게 어렵다. 사업을 국비 사업을 하냐 마냐가 중요하다 일단 결정되고 연차사업이 되면 그 뒤에 오는 사업은 가만히 있어도 예산이 나온다. 교육, 문화, 놀이, 미래 직업체험까지 모든 것을 담는 사업이 될 것이다.
프레시안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민식 : 지난번에는 지역주민들의 성원에 두 번 국회의원을 했었고 한번 낙선을 해서 오르막도 경험해보고 내리막도 경험했다. 낙선의 아픔도 컸지만 실패의 의미에 대해서 자신을 되돌아 보고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다시 한번 지역주민들께서 제 손을 잡아주신다면 정말 사심 없이 온몸을 던지고 최선을 다해 지역 경제발전과 나라를 되살리는 역할을 하겠다. 마지막으로 모든 북·강서구갑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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