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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공화당 부통령 후보에 공식 지명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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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공화당 부통령 후보에 공식 지명돼

민주당 상원의원 케리 공격하기도, 체포시위자수 역대 최고

공화당 전당대회가 셋째날로 접어든 1일(현지시간) 딕 체니 부통령이 미 언론 일각에서 제기됐던 교체설을 비웃듯, 차기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아울러 민주당원으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젤 밀러 조지아주 상원의원이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격, 양당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체포된 시위대 숫자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날에는 공화당 행사장에 시위대들이 직접 들어와 목소리를 높였다.

***'네오콘 대부' 체니, 공화당 부통령 후보 공식 지명. '케리 비난 선봉'**

공식적으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기 직전까지도 후보교체설이 제기되던 체니 부통령이 결국 차기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이날 공식 지명됐다.

역대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라는 평가와 함께 네오콘의 대부로 지목되고 있는 체니 부통령은 수락연설에서 “케리 후보는 전시대통령으로는 걸맞지 않고 허약하고 결단력이 없다”며 “그는 9.11 사건 이후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묘사하는 등 상당시간을 케리 후보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체니는 이어 “케리 의원은 두개의 미국이 있다고 말한다”며 “미국도 두 명의 케리 의원을 보고 있다”고 말해 케리 후보가 일관성이 없음을 비꼬았다.

그는 그러나 부시에 대해선 “부시 대통령은 솔직하게 말하며 그는 말한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며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를 대비시켰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서의 점증하는 위협을 보았고 이것을 제거했다”고 강조하고 “리비아를 설득시켜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등 결단력있는 행동을 했다”고 부시를 띄웠다.

이같은 이라크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공화당의 공식적인 평가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이라크전을 주도했지만 이라크전은 여전히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상태이고 자신이 재직했던 헬리버튼사에 대한 특혜로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그로서는 이라크전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당연한 귀결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뉴욕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일 대통령 수락 공식 연설을 할 예정이며 이로써 민주당과 공화당간 60일간의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시작된다.

***민주당 상원의원, 케리 공격. 과거엔 케리 찬양, “지그제그 젤”**

체니 부통령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날이므로 체니 부통령이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했지만, 이날 체니 이상으로 주목 받은 사람은 민주당원인 밀러 조지아주 상원의원이었다.

밀러 상원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기조연설자로 참석,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을 대의원들에게 소개하고 이들이 대선 정부통령 후보로 선출됐음을 선언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그는 12년전에는 같은 자리에서 빌 클린턴과 앨 고어를 정부통령 후보로 소개하는 기조연설을 맡았었다.

그는 연설을 통해 “20년 이상 동안 모든 안보 문제에서 케리 후보는 어떤 사람보다도 더 잘못됐고 더 약했으며 더 흔들거렸다”며 “그의 미적지근한 방법은 테러리스트들을 북돋을 뿐이며 미국의 방위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원이지만 그동안 공화당 성향의 투표를 해왔는데 ‘부시를 지지하는데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현 진보성향 당원들이 있기 전부터 보수적인 성향의 자신같은 당원도 있었다며 거부했다.

공화당이 밀러 의원을 동원한 이유에 대해 AP통신 등 미 언론은 민주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포괄하지 못하는 당임을 강조하면서 케리 후보는 너무 자유분방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조지아주 등의 보수적 민주당원과 부동층에 어필한다는 전략에 따라 밀러 의원을 크게 띄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민주당원이면서 공화당 정책을 찬성한다는 의미에서, 그의 오래된 별명인 “지그재그 젤”을 강조하며 밀러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케리 후보는 이 나라의 진정한 영웅이고 민주당의 최고 지도자이자 좋은 친구 가운데 한 명”이라고 강조했던 밀러 의원의 과거 발언을 공개하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체포 시위자수 역대 최고. AIDS 활동가들 대회장 진입하기도**

한편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날에도 반부시 집회는 계속 이어졌다. 이날은 5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5km 길이의 ‘인간띠’를 만들기도 했는데 참석한 사람들은 주로 실직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부시 행정부가 집권하는 동안 실직하게 됐다”며 실직한 사람들에게 보내지는 ‘해고 통보서’를 상징하는 분홍색 종이를 들어보였다. 이 종이에는 “다음 차례는 당신일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실제로 부시 행정부 집권 이후 약 1백10만명의 실직자가 늘어났었다. 한편 수만명의 다른 집회 참가자들은 2시간 동안 허용된 장소에 모여 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밖에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 운동가들 10여명은 전당대회장에 들어가는데 성공, 안에서 반 부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아직 본 행사가 진행되기 전이었지만 앤드류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이 부시 대통령의 두 딸이 참석한 ‘청년행사’의 일환으로 연설 중이었는데 이들은 의자에 올라가 AIDS 치료 프로그램 재원 조달 방안으로 빈국에 수십억 달러의 빚 탕감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번 전당대회 기간 동안 이처럼 각종 집회가 잇따르자 체포된 시위대 숫자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체포된 인원만 1천7백60명에 달해 “미국 전당대회 역사상 최고”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968년에 시카고에서의 민주당 전당대회 때 5백89명이 체포된 것이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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