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세상인과 소상공인을 위해 만들어진 지역화폐 '동백전'이 술·담배 사재기에 이어 외국계 대기업 '이케아'에서도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미흡한 시책 추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참여연대는 12일 논평을 통해 "최근 이케아 동부산점 '테스트데이' 행사에서 동백전 캐시백 할인 혜택이 적용되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공룡기업 '이케아'를 동백전 적용 매장으로 시스템을 열어 놓은 어처구니없는 결과였다"며 부산시의 미숙한 행정을 질타했다.
지난 8일 이케아 동부산점이 실시한 테스트데이 행사에는 정식 영업 전에 직원 지인들이 매장으로 찾아와 물건을 구매했으며 이중 일부가 동백전으로 결제한 뒤 결제액의 10%를 캐시백 할인 혜택을 받았다는 내용의 후기가 온라인을 통해 알려졌다.
이를 두고 참여연대는 "동백전의 사용처와 관련해서는 이번 사례뿐만 아니라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며 "부산시가 지역의 영세한 소상공인과 골목 상권을 구하고자 시행한 지역화폐를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대상에 포함하는 등 사용처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동백전이 도입 된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초기에 트래픽 과부하로 한 시간가량 결제 오류가 나타났다"며 "KT의 지역화폐 전산시스템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T가 운영 대행하는 울산의 지역화폐 '울산페이'는 지난해 11월 과부하로 2시간가량 결제 오류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백전을 이용해 일부 이용자들이 술과 담배를 사재기하고 있으며 캐시백 혜택까지 받고 있다. 혈세로 지원하는 캐시백이 시민 건강을 해치는 술과 담배 사재기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며 "전문가들은 지역화폐 도입이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준비해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부산시는 동백전 발행을 강행했다"고 비난했다.
또한 "부산시는 2월 말까지 사용 금액의 10%를 돌려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지만 발급과 충전이 불편하고 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해 동백전 확산이 더딘 실정이다"며 "발행 형태의 불편함으로 사용률이 낮아지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미미할 것이고, 이는 애초 우려대로 예산만 낭비하는 셈이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부산참여연대는 "이제라도 부산시는 동백전의 초기 확산을 위해 지금까지 지적된 시행상의 여러 문제점들을 속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며 "조례상 기구인 '지역화폐정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지역화폐 실무 추진기구 설치 등을 통해 지역화폐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한 대책과 지금까지 시행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보안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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