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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건국 70주년' 떠올리며 코로나에 더 긴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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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건국 70주년' 떠올리며 코로나에 더 긴장하는 이유

[우수근의 '아시아 워치'] 70년 주기 정권 교체, 코로나바이러스로 시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가 중국 대륙을 온통 거세게 휘감고 있다. 중국에는 14억 명이 넘는 엄청난 인구에 비해 의료 관련 시설 등은 턱없이 부족하고 열악하다. 그러다 보니 역병의 기세는 전 중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들 사이에서 유달리 더 공포에 떨며 바짝 긴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신종 코로나에 더해 남다른 이유를 떠올리며 초긴장 상태에서 극도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름 아닌 중국 대륙을 통치하는 중국 공산당의 고위 간부들이다.

그들이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것은 역사의 교훈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학자들에 의하면 늘 핏빛이 가시지 않았던 중국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왕조나 정권 등이 존속한 기간은 평균 70년 정도에 불과했다. 70년을 주기로 왕조 등이 교체되었다는 것이다. 그 교체의 주된 동인은 민심 봉기, 다시 말해 민생문제가 극심해지며 급기야 민심이 들고 일어서 집권 세력을 갈아치웠다.

실제 중국 역사를 보면 영원불멸을 꿈꿨던 진시황이 세운 진나라는 불과 15년 만에 전복되었고, 거대한 대제국의 모습으로 등장했던 수나라도 29년 만에 스러져 갔다. 수많은 영웅호걸의 활약으로 동서고금 널리 회자되어 온 삼국시대 또한 60여 년, 그리고 징기스칸의 대제국 원나라 또한 90년 정도의 지속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진나라를 뒤엎은 진승오광의 난으로부터 황건적의 난, 황소의 난이나 원나라를 스러지게 한 홍건적의 난 등 여지없이 엄중한 민심의 봉기가 자리했다. (☞ <한중일 힘의 대전환>의 "시진핑의 권력강화를 이해하는 '70년'이라는 키워드" 참조).

이와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때, 올해는 1949년 현재의 신중국이 건국된 지 70주년을 지나는 바로 그 무렵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중국 내에서는 부정 부패, 빈부격차 문제 등을 비롯하여 경제개발, 지역격차, 환경 문제 등등 다양한 민생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면서 공산당 당국을 괴롭혀 왔다.

중국 공산당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이들 중 어느 사안 하나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 중의 난제가 아닐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시진핑 주석은 2013년의 집권 이후 줄곧 권력 기반을 강화해 왔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권력을 강화해 주면,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3유형의 '3國(국) 문제' 등을 모두 다 해결하겠다"면서 이들 문제 해결과 씨름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중국 내부의 다급한 사정을 잘 모르는 서구사회로부터는 "시진핑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과거로 돌리려 하고 있다", "시진핑이 독재로 회귀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을 받아 왔지만, 공산당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이는 한가한 소리에 불과했다. (☞ <한중일 힘의 대전환> "중국과 일본은 '산꿔(3國)'와 '모노다데(物種)'의 수렁에 빠져 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28일(현지 시각)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건국 70주년이 되던 2019년만 해도 그렇다. 그 이전에는 없었던 미중 무역 전쟁을 비롯하여 홍콩 문제와 대만 총통선거 등이 불거지며 일 년 내내 중국 공산당이 이러한 문제들에 시달려 왔다. 이들 사안들이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 사태도 불거져 나오고 말았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는 앞의 3가지 사안과는 그 폭발력과 파급력 등이 단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그 대처에 있어서도 전자의 3가지는, 여차저차하면 민심을 피해갈 수도 있지만, 후자는 자칫하면 민심의 더 거대한 역풍을 초래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자는 오로지 중국 내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를 고려할 때, 중국인들의 '애국주의'나 "하나의 중국" 등을 강조하며 민심을 다독거릴 수도 있다.

반면에 후자는 오롯이 중국 내부의 문제다. 그것도 일반 중국인들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가장 중차대한 민생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당국은, 부인할 수 없이, 시진핑 주석의 집권 이래 그야말로 최대 핀치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 참고 : 우수근의 한중일 TV)

"띠따런뚜어(地大人多, 땅은 크고 사람은 많다)", 중국을 나타내는 표현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해 중국 외부에서는, "중국은 '축복'받은 나라"라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거대한 영토에 엄청난 시장을 지닌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은 '저주'받은 나라"라며 힘들어하기도 한다. 땅이 너무 크고 사람도 너무 많아 온갖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며 조용할 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국 70주년 무렵에 불거져 나온 신종 코로나 사태, 그 와중에 더해진 "의사 이원량"의 안타까운 죽음은 중국 역사 반복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어떠한 형태이건 바로 옆에 위치한 우리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안간힘에 사력을 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국 공산당의 행보를 우리가 남다르게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가 아닐 수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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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

우수근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네소타대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거친 뒤 상하이 동화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저서로는 <미국인의 발견>, <캄보디아에서 한‧일을 보다> <한국인 우군의 한‧일의 장벽이란 무엇인가>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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