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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중국과 일본이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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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중국과 일본이 가까워진다?

[우수근의 '아시아 워치'] '혐오' 극복하고 '국익' 관점으로 접근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세가 거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자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기 대처의 미흡함이 뼈아프다. 하지만, 적극 나서고 있는 지구촌 각국과의 협력 등으로 이 또한 우리 모두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조만간 사라져 가리라 확신한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 중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국가의 총역량을 이 사안에 쏟아 붓고 있다시피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조속히, 원만하게 수습하지 못하면 시진핑 주석의 집권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외교 관련 핵심 부처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소심한 중국이 "훗날"을 위한 자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유학 시절에 만나 이미 십 수년간을 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는 필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불거진 이후 중국 현지 상황을 유튜브 "우수근의 한중일TV"를 통해 적확하게 전하고자 거의 매일같이 연락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중국 당국자들이 우리에게 섭섭해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반응은 필자가 접하고 있는 중국의 서로 다른 외교 관련 3개 부처 당국자들로부터 확인되었다. 그들은 각각 대략 다음과 같이 에둘러 말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에서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한국의 분위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적극 지원을 결정한 한국 정부에는 감사하다. 하지만…."
"중국인 유학생들은 중국뿐 아니라 한중 양국의 미래이기도 하지 않은가"

먼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고 한다. 일본은 발빠르게 중국 지원에 나섰다. 일본은 중국인들이 일본의 공항에 도착하거나 일본의 어딘 가에 방문했을 때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을 건네 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많이 힘드셨을 텐데 일본에 계실 때는 편히 지내시길 바란다. 만약 몸에 이상이 있으면 일본 정부가, 국적 등과는 상관없이, 정성껏 보살펴 줄 것이니 아무 걱정 마시라."

이러한 사례들이 일본 각지에서 중국으로 전해져 오니, 중국인들은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화마를 당해 정신없이 불을 끄고 있는데 뒤에서 적극 도와주니, "물과 기름"과도 같이 여겼던 일본이 너무 고맙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대해서는 어떤가? 중국 당국자들은, "황망한 곤경속에 놓인 중국에 대한 한일 양국의 반응은 너무 달랐다"면서 우리의 단적인 반응으로 "중국인의 입국금지"를 주장하는 청와대의 국민청원을 거론했다. 중국인들을 마치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의 매개체인 것처럼 간주하는 듯한 청원에 대한 동의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보고, "중국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좀"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적극 지원을 표명했고, 실제로 한국의 다양한 부문에서 도움을 주면서 중국의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게 되었다. 우리 정부가 후베이성이나 우한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입국 규제를 적용하기로 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가 되는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한시름 놓은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나날이 심해져만 가는 한국 내 혐중 목소리에 대해서는 착잡한 듯 말을 아꼈다.

한편 이들은 우리 사회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이른바 "중국 유학생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들은 한국이 좋아서, 또한 학생 부족을 겪는 한국의 대학들이 원해서 간 한중 양국의 가교가 될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이 개학을 맞아 한국의 대학으로 돌아가는 것 또한 마치 무슨 전염병을 옮기려 가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 유감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부모된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이런 상황에서는 자식 곁에서 더더욱 애지중지 보살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개학으로 인해 떠나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보내는 마당이다. 그런데 받아들이는 곳에서 노골적으로 곱지 못한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면, 중국의 부모나 혹은 중국 사회가 과연 얼마나 좋게 생각하겠는가? 한국의 부모에게 그 자식이 천금과 같다면, 중국의 부모에게는 그 자식이 천만금과도 같다."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필자가 한층 더 강하게 느끼게 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심각한 우리 사회의 "AK(Anti Korea, 反韓)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그야말로 어떠한 사리 분별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무엇이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러한 그들 뒤에는 바이러스의 숙주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입만 열었다 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를 외치지만, 실은 자신들의 사리사욕 채우기에 급급한 세력들이 뒤에 있다. 이들에 맞서 "FK(For Korea, 爲韓)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바이러스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 필자는 "우수근의 한중일TV"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중국의 다양한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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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

우수근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네소타대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거친 뒤 상하이 동화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저서로는 <미국인의 발견>, <캄보디아에서 한‧일을 보다> <한국인 우군의 한‧일의 장벽이란 무엇인가>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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