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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민주당, 정봉주 공천? 국민에 대한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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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진중권 "민주당, 정봉주 공천? 국민에 대한 테러"

"민주적 소통 모르는 사람, 정치인 돼서는 안 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봉주 전 의원의 4.15 총선 공천 예비후보 적격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그런 사람을 후보로 천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전 의원이 "왜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 말하겠다"며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진 전 교수는 첫째, 정 전 의원이 "법원에서 성추행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그저 유죄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뜻이라며 "정봉주 측의 교묘한 말장난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정판결도 아닌 이제 겨우 1심(이) 끝났을 뿐이다. 그 판결마저 2심과 3심에선 뒤집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둘째, 진 전 교수는 정 전 의원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성추행 의혹 당시 "자신은 여의도 호텔 커피숍에 간 적이 없다고 했다가 들통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거짓말보다) 더 고약한 것은 거짓말을 하는 방식"이라며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과 짜고 알리바이를 조작했다. 심지어 거기에 지상파 방송까지 동원하는, 거짓말의 가공할 스케일을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세 번째로, 정 전 의원이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 출마를 시사하며 금 의원을 겨냥해 "빨간 점퍼 입은 민주당"이라고 비난한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그(정봉주)는 금태섭 의원의 '의견'을 반박하는 대신에 그(금태섭)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해 그의 '존재'를 제거하려 한다. 이것은 이견을 처리하는 민주적 방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민주적 소통의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 정치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진 전 교수는 정 전 의원의 감정 조절 능력을 문제 삼았다. 정 번 의원이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너 한번 만나면 죽여 버려. K머시기. 이 x만한 xx야. 너 형이 엄숙히 경고한다. 나한테 걸리면 빗맞아도 중상이야"라는 막말뿐 아니라 "전국의 40개 통일된 조폭이 다 내 나와바리야. 까불지 마!"라며 "조폭을 동원한 물리적 폭력의 협박까지 한다"는 것. 이어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같은 <나꼼수> 멤버로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에 대리 출마했던 김용민의 막말로 선거전을 망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사실 이 네 가지 중의 어느 하나만으로도 공인의 자격을 박탈하기에 충분하다"며 "그런 사람을 공당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천거하는 것은 명백히 국민에 대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 전 의원의 4·15 총선 예비후보 적격성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보류했다. 공관위는 지난 6일 정 전 의원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판단을 보류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이은 적격성 판단 보류와 관련해 "김의겸 전 대변인 처럼 본인이 결단할 수 있는 시간 좀 더 주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음은 진 전 교수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내일(1월 9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열리나요? 약속드린 대로 정봉주 (전) 의원이 왜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 나름 장점이 많습니다. 방송 한번 하는 데에도 준비를 매우 철저히 해오더군요. 복잡한 문제를 쉽게 전달하는 능력도 있고, 들어보면 '깔때기' '아재개그'지만 남을 웃기는 재능도 있어 대중적으로 인기도 높죠. 유튜브, 팟캐스트, TV 시사예능엔 최적의 패널입니다. 당을 위해 BBK 문제 파헤치다 구속 수감된 적도 있어, 당으로서는 그냥 내치려니 미안한 생각이 들 만도 합니다.

하지만 '공천'은 후보를 당이나 당원들한테 추천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공천'은 어디까지나 당의 후보를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추천하는 절차죠. 따라서 그것의 일차적 기준은 유권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 기준을 가지고 판단할 때 저는 정봉주 씨 같은 인물은 절대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정봉주는 법원에서 성추행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은 그저 유죄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뜻입니다. 판사는 하나님이 아니죠. 그 자리에서 성추행이 없었다고 보장해 주는 것은 판사의 임무가 아닙니다. 그건 재판의 영역을 벗어난 일입니다. 그 일을 판사가 했다고 믿을 수는 없죠. 때문에 저는 그것을 정봉주 측의 교묘한 말장난으로 판단합니다. 게다가 확정판결도 아니잖아요. 이제 겨우 1심 끝났을 뿐입니다. 그 판결마저 2심과 3심에선 뒤집힐 수 있습니다.

둘째, 정봉주 씨는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도청이 아니라 거짓말이었습니다. 이 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을 처리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미투 사건 때 정봉주 의원은 자신은 여의도 호텔 커피숍에 간 적이 없다고 했다가 들통이 났습니다. 더 고약한 것은 거짓말을 하는 방식입니다. 그 거짓말을 위해 그는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과 짜고 알리바이를 조작했습니다. 심지어 거기에 지상파 방송(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까지 동원하는, 거짓말의 가공할 스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사람은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거짓말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정봉주 씨는 위험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최소한 '파란 점퍼'를 입어야 한다. 내부의 적이 가장 위험한 법"이라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금태섭 의원의 '의견'을 반박하는 대신에 그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해 그의 '존재'를 제거하려 합니다. 이것은 이견을 처리하는 민주적 방식이 아닙니다. 게다가 그는 언제라도 다중의 위력을 행사할 준비가 된 맹목적 팬덤을 등에 업고 있어, 더욱더 위험합니다. 민주적 소통의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 정치인이 돼서는 안 됩니다. 의회정치는 물리적 갈등과 대립을 합리적 토론과 협상으로 바꿔놓기 위해 고안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봉주 씨는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그는 차마 들어주기 힘든 폭언을 퍼부어댄 바 있습니다. "너 한번 만나면 죽여 버려. K머시기. 이 x만한 xx야. 너 형이 엄숙히 경고한다. 나한테 걸리면 빗맞아도 중상이야." 심지어 조폭을 동원한 물리적 폭력의 협박까지 합니다. "전국의 40개 통일된 조폭이 다 내 나와바리야. 까불지 마!"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같은 <나꼼수> 멤버로 정봉주 전의원의 지역구에 대리 출마했던 김용민의 막말로 선거전을 망친 바 있습니다.

사실 이 네 가지 중의 어느 하나만으로도 공인의 자격을 박탈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정봉주씨는 이 네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죠. 그 때문에 저는 예전부터 정봉주씨와 같은 인물은 절대로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회의 멤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던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공당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천거하는 것은 명백히 국민에 대한 테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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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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