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강원랜드 슬롯머신 현금절취사건은 007첩보영화 뺨치는 수준이었다.’
지난 7일 강원랜드에서 외국인 3명이 현금 2400여만 원을 절취한 사건은 수사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사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치밀한 사전준비를 통해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고 인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완전범죄를 노리는 국제 범죄조직의 사건을 다룬 범죄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경찰과 강원랜드 등에 따르면 태국과 페루 등 남녀외국인 용의자 3명은 강원랜드를 범행대상으로 삼고 지난 7일 서울의 한 렌트카 업체서 차량을 빌린 뒤 강원랜드에 이날 오후4시께 도착했다.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권을 구매한 용의자들은 곧장 손님이 없는 슬롯머신에 앉아 200만 원의 현금을 머신에 입금한 뒤 버튼을 2, 3번 가량 누른 뒤 반환버튼을 눌렀다.
슬롯머신 반환버튼을 누르면 머신에 남은 잔금을 돌려주는 ‘이지티켓’이 인쇄되어 나오게 되는데 다른 슬롯머신에서 이지티켓을 넣고 게임을 할 수도 있지만 환전카운터에서 곧장 현금 교환도 가능하다.
용의자들은 환전카운터에서 이지티켓으로 현금(약 199만 8000원 이상)을 받아 다시 처음 슬롯머신에 가서 현금 200만 원을 넣고 같은 방법으로 버튼 2, 3회를 눌러 반환버튼을 눌러 이지티켓을 받았다.
이처럼 용의자들은 이런 식으로 2시간 넘게 12회에 걸쳐 2400만 원의 현금을 입금한 뒤 강원랜드 슬롯머신 직원을 호출해 머신에 이상이 있다고 말해 머신 현금박스를 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 머신팀 직원이 만능키로 문제의 슬롯머신을 열어 현금이 들어 있는 현금드롭박스를 확인한 뒤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고 자리를 뜨자 이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슬롯머신 드롭박스의 문을 여는 방법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곧장 용의자 1명이 만능키로 슬롯머신의 현금 드롭박스를 여는 사이 나머지 2명은 양쪽에서 범행현장을 가리게 한 뒤 2400만 원이 들어 있는 현금드롭박스를 통째로 빼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오후 7시 직전 용의자들은 여자 가방에 소형 드롭박스를 숨긴 뒤 카지노를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강원랜드를 벗어나 인천공항으로 내달렸다.
용의자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이라고 예상되는 이날 오후 9시께 강원랜드 직원은 문제의 슬롯머신 현금드롭박스의 강탈 현장을 확인하고 상황실에 보고한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CTV와 입장권 발권현장 등의 영상화면 등을 통해 용의자들을 특정하고 형사대를 인천공항에 급파했으나 도착시간(밤 12시 40분)에는 이미 0시 20분발 태국행 비행기를 탑승하고 한국 땅을 벗어난 뒤였다.
이들은 강원랜드를 범행 장소로 정하기 전에 이미 8일 오전 0시 20분 인천공항 출발 태국 방콕행 비행기 티켓을 예매한 상태였다. 서울에서 렌트카를 빌려 강원랜드에 온 뒤 렌트카는 강원랜드 주차장에 방치한 상태로 알려졌다.
렌트카를 강원랜드 주차장에 방치한 뒤 추적을 피하기 위해 용의자들은 주도면밀하게 카지노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직접 이동한 것이다.
결국 용의자들의 범행시간은 서울에서 렌트카로 강원랜드까지 이동한 3시간, 강원랜드에서 현금입금과 드롭박스 인출까지 3시간, 정선에서 인천공항까지 3시간 등 총 9시간으로 완전범행을 노렸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 슬롯머신 현금 드롭박스 절취사건은 용의자들이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슬롯머신에 현금을 넣고 이지티켓으로 현금을 다시 환전해 입금하는 수법은 누구도 상상하기 힘든 수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지난달 28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예방차단을 위해 24시간 방역비상근무를 하는 와중에 이번 외국인에 의한 슬롯머신 현금드롭박스 절취사건이 발생하자 허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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