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26일 발표한 2008학년도 '대입 제도 개선안'에 대해 대학들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본고사 실시', '고등학교 등급제'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절대로 이같은 방안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부총리는 그대신 대학에 대해 논술시험과 면접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안병영 교육부총리, "본고사, 고교 등급제는 안 된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27일 오전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현행 대입제도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 등으로 학교생활기록부의 반영 비율이 꽤 저조해 고교 교육이 학교 밖에서 진행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26일 발표된 개선안이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안 부총리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내신과외 우려'에 대해 "이미 주요 대학들이 일부 과목만 잘 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종래의 전 과목을 잘하기 위해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풍조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이버 가정학습 등을 계속 구축해 사교육 기관에 대한 의존도를 계속 낮추고, 학교에서 교사들도 교수 학습 계획이나 평가계획 내용기준 이런 것을 사전에 공개해 평가의 신뢰성이나 공정성 등을 함께 높이겠다"고 말했다.
안 부총리는 '대학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 본고사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학생부를 중심으로 대학들이 논술고사, 심층 면접 등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면 학생을 선별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며 "실제로 본고사를 학생 선발에 도입하면 고등학교 교육 과정은 파행으로 몰고가고 과열 과외가 양산될 게 눈에 보인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안 부총리는 '고교간 학력 격차 문제'에 대해서도, "고교 평준화의 기본 방침이 있기 때문에 고교 등급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입시경쟁 심화되고, 혼란만 야기하는 정책"**
한편 안병영 부총리가 기대감을 표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대입 제도 개선안'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원영만 위원장은 "이번 개선은 입시 경쟁의 근본 원인인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의 문제점을 회피하는 정책"이라며 "망국적인 사교육비 경쟁 해소라든가 학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 위원장은 "(이번 조치로) 일류대학 중심으로 본고사가 부활되고 대학 서열화 현상이 더욱더 심해질 것"이라며 "오히려 입시경쟁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수험생과 학부모와 교사들의 혼란만 야기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원 위원장은 "교육부가 대입제도를 마련하면서 관련단체들과 공청회와 같은 합의가 전혀 없었다"며 "설명회 한번으로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졸속으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원 위원장은 "지금 우리 나라 입시경쟁의 근본 원인은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라며 "이것이 온존하는 한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된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원 위원장은 "전교조와 시민ㆍ사회단체에서 주장하는 대학 평준화 또 그 이전에 국립대학 공동 네트워크를 구성해 입시경쟁을 완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 속에서 수능시험을 폐지하고 자격고사화로 만들어가는 대안 등을 고민할 만한데, 교육부에서는 이런 대안을 논의하기는커녕 이렇게 졸속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위원장은 "이번 정책을 내놓는 과정을 봐도, 교육부가 교사, 학부모, 학생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돼 섭섭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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