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3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08학년도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고교 교육 내용에서만 출제되고, 표준점수 및 백분위 대신 등급(1~9등급)만 제공된다. 대학입시에서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도 훨씬 높아지게 돼 교육현장의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상 기존 수능시험 폐지"**
교육인적자원부는 '2ㆍ17 사교육비경감대책'의 후속 조치로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시안)'을 마련해 26일 발표했다. 이번 시안은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작성한 방안을 대통령 주재 토론을 통해 정리한 것이다. 교육부는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9월중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수능시험은 고교 수업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 내에서 문제를 출제하고, 문제은행식 출제로 전환해 2010학년도부터 모든 영역에서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문제은행 구축을 전제로 2010학년도부터 연간 2회 수능을 실시하고 1회 실시할 때 이틀에 걸쳐 시험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 1994년 처음 시행된 수능시험이 10여년 만에 이름만 그대로 유지한 채 각 교과별 교육과정에서 출제됐던 '학력고사'와 유사하게 바뀌는 것이다. 교육부는 "사고력 측정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단편적 지식을 묻던 종래 '학력고사'와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지나친 석차 경쟁을 막기 위해 수능시험 성적의 표준점수와 백분위도 아예 없애기로 했다. 대신 현행 9등급은 전형자료로서 최소한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내신성적의 경우 '점수 부풀리기'을 막기 위해 '원점수+석차등급제'를 도입해, 현행 학생부의 평어(수ㆍ우ㆍ미ㆍ양ㆍ가) 대신 원점수를 과목평균 및 표준편차와 동시에 표기하고, 석차는 9등급으로 나눠서 제공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학생부에 교과 성적과 함께 봉사ㆍ특별ㆍ독서 활동 등 비교과영역을 충실히 기록하도록 해 각 대학이 전형시 학생부의 반영 비중을 높이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10여년 만에 대입제도 근본적 변화, 영향 놓고 논란 확산될 듯**
교육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입제도 개선안은 사실상 10여년 이상 지속돼온 기존의 수능시험 성적 중심의 대입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어서 그 영향을 놓고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그간 수능시험의 경우 통합교과적으로 출제되면서, 학교 수업만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재학생 학원 과외가 일반화됐고, 재학생보다 재수생이 고득점을 얻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번 조치로 수능시험의 반영 비중이 줄어들고, 학생부 성적의 비중이 높아져 학교 수업이 활기를 띠고 과외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능시험 성적과 학생부 성적 대신 논술고사, 심층면접 등을 강화할 경우 관련 과외가 성행하거나, 대학이 변별력을 이유로 본고사나 '고교 등급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비중이 커지는 학생부의 비교과영역 평가의 객관성 확보도 큰 문제다.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가게 돼 객관성 논란이 일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학급당ㆍ교사당 학생수가 많고 교사들의 잡무가 많은 상태에서 학생부를 충실하게 작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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