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현직 언론인이 또 靑대변인 직행 논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현직 언론인이 또 靑대변인 직행 논란

강민석 중앙일보 부국장 사표 제출 나흘만에 대변인 발탁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후임으로 강민석 전 <중앙일보> 부국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강 전 부국장이 사의를 표한 지 나흘 만으로, 사실상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하는 또 한 번의 선례를 남긴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6일 신임 대변인 자리에 강 전 부국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 신임 대변인은 박수현, 김의겸, 고민정 전 대변인에 이어 네 번째 '문재인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게 됐다. 고 전 대변인과 함께 총선 출사표를 던진 유송화 전 춘추관장 자리에는 한정우 부대변인이 발탁됐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신임 대변인 임명 배경에 대해 "오랜 기간 언론 활동하며 다양한 활동을 쌓았다"며 "경험을 바탕으로 대국민 소통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는 △언론계 △정치권 △학계 △법조계 △청와대 내부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후임자를 물색해왔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후보군 가운데 다시 언론인 출신을 택했다. 이번 정부에서만 세 번째다. 국회의원 출신이었던 박수현 초대 대변인을 제외하고, 김의겸·고민정 전 대변인 모두 언론인 출신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거듭 언론인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기용되는 데 대해 "개인의 경험과 능력을 자산으로 평가하고 등용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인이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에 연거푸 입성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권언유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도 같은 맥락에서 박근혜 청와대를 비판했었다. 지난 2014년 민경욱 KBS 앵커가 청와대 대변인에 내정되자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민 내정자가 5일 아침 KBS 보도국 편집회의까지 참석하고 청와대에 가, 하루 동안에 언론인과 대변인 내정자 두 역할을 했다"면서 "자신이 몸담았던 KBS는 물론 다른 언론사 편집 보도방향에까지 관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장악해서도 안 되지만 장악할 수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둔다"며 박근혜 정부의 '언론 장악'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대변인은 물론 숱한 자리에 언론인을 배치했다. 지난해 1월에는 윤도한 MBC 논설위원을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임명했고, 여현호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를 국정홍보비서관에 임명했다. 이에 대해 각 언론사 노조는 현역 언론인의 진정성을 퇴색시킨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제로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그런 언론 장악은 없을 거라고 말씀을 하셨고, 그것이 실천됐다고 보고 있다"며 "원래 있던 회사(언론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거나 그런 거는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론인의 청와대행에 대한 지적에 대해 "현직 언론인이 이렇게 청와대에 바로 오는 것 괜찮냐고 비판한다면 그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언론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역시 공공성을 제대로 살려야 할 청와대로 와서 청와대가 그 공공성을 잘 지킬 수 있게 해 준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강 신임 대변인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중앙일보>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보수층 끌어안기'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더러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앙일보>는 <중앙일보>고 강민석은 강민석"이라며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래서 기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신임 대변인은 <경향신문>에 입사해 <중앙일보>로 옮긴 뒤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과 마찬가지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냈다.

한 신임 춘추관장은 국회의장 기획비서관,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국회의원보좌관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 문재인캠프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한 뒤 지난해 2월부터 부대변인 역할을 맡아왔다.


후배 기자들 비판 성명..."편집국 나서자마자 청와대 문턱 넘어"

강 신임 대변인 내정 소식에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유감 표명을 했다.

노동조합 측은 성명에서 "나흘 만에 '대통령의 입'이 됐으니 사실상 중앙일보 편집국을 나서자마자 청와대 여민관의 문턱을 넘은 것"이라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일보라는 신뢰자본이 강 전 부국장의 사적 행보에 쓰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선배이자 동료였던 그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는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이라는 나쁜 기록을 이어갔다"며 "우리는 청와대가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해쳤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