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저항단체가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과 한국 민간인에 대한 테러 경고를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한국측에 보내와 정부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 우리는 이미 경고를 끝냈다"**
24일‘KBS 뉴스9’을 통해 공개된 약 1분 분량의 비디오 테이프에서 자신을 '검은 깃발(블랙 배너)'이라고 밝힌 무장저항세력은 “한국 정부에 경고한다”는 문구로 시작해 “우리는 한국군 3천명의 이라크 파병 추진 사실을 알고 있다. 이라크 파병을 중단하라. 이라크 땅을 밟는 한국국과 한국 민간인은 모두 점령군이다.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 우리는 이미 경고를 끝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테이프에는 또 한국 국민들에게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맹목적으로 충성하지 않도록 촉구해 달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KBS는 전했다.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는 지난 20일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이라크 팔루자에서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성수씨가 머물고 있는 호텔로 무장단체가 인편을 통해 보내와 KBS가 24일 이를 입수하게 됐다고 KBS는 밝혔다.
조성수씨는 입수 경위와 관련, "팔루자에 있는 많은 무장단체들과 그 동안 접촉을 취하던 도중에 안사르 알 순니의 하부조직인 블랙배너(검은 깃발)를 통해서 이 테이프를 입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은 깃발’로 불리는 이 조직은 지난 2월 이라크 북부 아르빌 폭탄테러의 배후로 알려진 이슬람 급진단체 ‘안사르 알 순니’의 하부조직이라고 KBS는 전했다.
***이달 들어 테러경보 속속 입수돼**
이같은 이라크 무장저항세력의 테러 경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이라크 무장저항세력이 한국군을 겨냥한 본격적 테러 준비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 2일 김선일씨 피살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약 일주일 전에 이라크를 다녀온 사람에게 확인한 사실"이라며 "한국인과 한국군을 대상으로 한 테러 단체가 이라크 내에 결성됐다는 첩보를 외교부가 입수했냐"는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라크 대사관의 김도현 외교통상부 서기관은 "들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김도현 서기관은 또 이라크의 '우호적 분위기'를 강조하는 여타 외교부 관계자와 달리, "우리나라에는 전투병과 비전투병 차이를 이해하지만 이라크에서는 미국을 도우러 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게 안 좋게 생각하는 듯하다"고 밝혀 현지의 적대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대체로 이라크의 아랍계 사람들은 쿠르드 사람들을 나쁘게 보고 정치적인 적으로 삼고 있다"며 "쿠르드 지역인 아르빌로의 한국군 파병은 아랍계 이라크인들에게 잠재적으로 반감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3일 이라크 현지에서 '신의 사자(The Lion of God : 앗사드 알라)'라는 이름의 한국인 전담 무장테러단체가 활동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밝혔다. 국정원 핵심 관계자는 이날 김선일씨 피살사건 청문회에 출석해 비공개로 한 증언에서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의 '한국인 대상 테러단체의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며, "이 단체가 내부에 한국인 테러만을 담당하는 '니잠 쿠리'라는 부서를 운영중이라는 첩보를 중동의 모 국가에서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의 사자'라는 단체는 최근 바그다드 주재 이집트 외교관을 납치했던 '알라의 사자 여단(Lions of Allah Brigade)'과는 별개 조직"이라며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에 따라 한국군 파병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활동중인 교민들에게 이를 알리고 주의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첩보 입수시기는 지난 7월말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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