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최대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전국지인 <USA 투데이>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폴 햄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양태영 선수 사건 논란과 관련, "한국 언론들이 오노 사건에 이어 또다시 반미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 빈축을 사고 있다.
***<USA 투데이>, "한국언론, 반미감정 자극"**
<USA 투데이>는 이날 "남자 체조 부문에서 대소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테네 올림픽 남자 체조 부문에서 심판의 명백한 오심으로 금메달을 빼앗긴 한국의 양태영 선수 사건 논란을 보도하면서 "이러한 논란이 한국의 길거리에 도달했다"며 한국에서 상당한 반발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 언론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미 감정을 자극해 왔다"며 "현 상황은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 안톤 오노를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1천5백미터 경기에서 한국의 김동성 선수는 미국의 오노 선수의 진로를 막았다는 이유로 실격됐었다"며 "그 이후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받은 이메일 1만6천통 가운데 살해 위협 내용까지 있어서 오노는 유타주 군인들의 보호를 받아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오노는 그 이후에도 살해 위협을 받아서 그해 11월 한국에서 벌어진 쇼트트랙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여전히 한국에서 경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뒤이어 양태영 선수에 대한 오심으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차지한 폴 햄 선수의 아버지인 샌디 햄이 "폴 햄의 안전을 우려해 미국체조연맹에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USOC와 미국체조연맹 관계자들은 추가 안전조치가 취해졌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USA 투데이>의 이같은 보도는 전날 미국의 권위지 <뉴욕타임스>가 이번 금메달 강탈사건과 관련, 미국측 잘못을 시인하면서 "이번 사태가 제2의 오노사건으로 발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정반대되는 것으로, 왜 <USA 투데이>가 미국내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임에도 불구하고 권위지 대열에 끼지 못하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미국 올림픽위원회, 한국에 공동 금메달 제안**
<USA 투데이>는 이처럼 사건의 본질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면서도, 미국올림픽위원회가 더이상의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측에 공동 금메달을 제안했다고 보도해 또한차례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미국측이 내심으로는 이번 금메달 박탈 사건의 잘못을 시인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USA 투데이>와 AP 통신 등 외신들은 한-미 올림픽 위원회 관계자들이 폴 햄 선수의 금메달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양태영 선수에게 또다른 금메달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USOC의 짐 셰어 사무총장과 피터 위베로스 USOC 위원장은 22일 저녁, 한국측 요청으로 이번 논란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USOC 대변인인 대릴 사이벨이 밝혔다.
대변인은 이와 관련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두 번째 금메달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전했다"며 "어떻게 진행될지 결정하는 것은 한국올림픽위원회측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체조협회의 밥 콜라로시 회장은 "우리는 폴과 미국 체조연맹이 세계체조연맹(FIG)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USOC의 어떤 결정에도 따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는 그들의 견해를 들었으며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USA 투데이>는 "이중 금메달 수여 방안은 전례가 있긴 하지만 현 상황에서 받아들여지기는 힘들다"며 양태영 선수에게 공동 금메달을 주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USOC와 KOC가 이를 합의해도 미국체조연맹과 내부조율을 거쳐야 하고 FIG와 IOC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FIG는 현 단계에서 한국측의 요청을 거부한 상태고 IOC도 개입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최대발행신문인 <USA 투데이>의 옹졸한 쇼비니즘이 적나라하게 실체를 드러낸 보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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