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20일 열린 제11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 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을 위한 법적 체계인 포괄협정(UA) 및 이행합의서(IA)에 가서명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감축대상과 핵심전력 감축일정에 대한 이견이 있어 추후 계속 협의, 오는 10월 22일로 예정된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매듭짓기로 했다.
***한-미 양국 용산기지 이전 합의서 가서명 **
안광찬 국방부 정책실장과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아태 부차관보는 이날 국방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차 회의서 합의한 용산기지 이전을 위한 새로운 합의서(UA/IA)에 가서명하고 각자의 국내절차를 조기에 이행한 후 최종 서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또 부산과 춘천, 파주 등 전국 주요 미군 기지의 반환시기를 기존의 연합토지관리계획(LPP)상의 일정보다 1∼6년 앞당긴 LPP 수정안에도 가서명했다.
한-미 양측은 FOTA 협의 결과를 정리, 금년도 제3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시 양국장관에게 최종 보고하고 세부 이행상황은 기존의 한미 정책 협의체제를 이용, 확인.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SCM은 오는 10월 22일 미 국방부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제12차 FOTA회의는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가서명한 합의안을 다음달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합의안이 국회 승인을 받으면 윤광웅 국방부 장관, 김숙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 게리 트랙슬러 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부사령관이 최종 서명해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최종 서명이 이뤄지면 용산지역에 있는 연합사와 유엔사, 주한 미군사가 오는 2008년까지 오산 평택지역 3백49만평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안광찬 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안보와 관련 솔직하고 긴밀하게 협의했으며 많은 성과를 거둬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고, 롤리스 부차관보는 "합의서에 가서명 하게돼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이어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한 합의서에 가서명하게 된 것은 한미동맹에서 역사적인 일로 기록될 것"이라며 "첫 단추는 잘 뀄지만 정부와 국회가 합의서 서명을 조기 추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1차 FOTA회의는 19, 20일 양일간 국방부에서 개최됐으며 한국측에서는 안광찬 실장과 김숙 북미국장 이외, 한민구 국방부 국제협력관, 위성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 조정관이, 미국측에서는 롤리스 부차관보 이외 에릭 존 주한미대사관 정무공사, 굿 맨 주한미군사 기획참모부장 등이 각각 참석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합의 못해, 추후 계속 협의키로**
한편 이번 11차 FOTA에서 또다른 주요 쟁점이었던 주한미군 1만2천5백명의 감축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측은 일부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을 보았으나 감축 대상과 핵심전력 감축일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어 추후 협의, 오는 10월 22일의 SCM에서 마무리 짓기로 했다.
안광찬 실장은 "주한미군 감축대상과 전력별 규모 및 시기를 중심으로 한 우리측 안을 수립해 구체적인 연기 시기를 미국에 전달했다"며 "양측은 서로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양측은 일부 감축시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면서도 "감축대상과 전력별 감축 시기 등에 이견이 있어 추후 다시 협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롤리스 부차관보는 이라크에 파병된 주한미군 2사단 2여단 병력이 내년말까지 감축될 주한미군 병력의 일부임을 확인하고 "한국측이 주한미군 감축시기 연장을 요청한 것에 유의하고 있으며 미래 협의시에 이를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이 한국안에 대해 어느정도 받아들일 것임을 시사했다.
안 실장은 이밖에 다연장로켓(MLRS) 및 아파치 헬기 부대 등 핵심전력을 조기에 빼기로 한 감축안에 대해서는 "이 주요 전력의 감축 시기 연기가 전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쪽의 핵심적인 요구이지만 아직 협상 과정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국쪽이 철수 연기를 바라는 '대북 억제 긴요 전력'은 대포병 화력전 수행본부 구실을 하는 미 2사단 포병 여단과 아파치 공격헬기가 배치된 항공여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실장은 또 감축시기와 관련 2006년 이후안과 2008년 이후안 등 여러 예상이 나오는 데 대해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은 ▲대북억제전력의 감축 최소화 ▲주한미군 10개 임무 한국군 이양 일정 존중 ▲미군의 전력 증강계획 ▲주한미군 2사단 재배치 ▲협력적 자주국방 등 5가지 문제와 연계해 주한미군 감축 일정 연기 시기를 미국쪽에 전달했다"고만 설명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이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관계'에 대해 "주한미군이 주일미군에 종속된다는 것은 단 한번도 논의된 적이 없으며 잘못된 생각"이라며 "미군의 변화 과정에서 미 본토를 제외하고 전력이 가장 증강되는 지역은 한국이며 주한미군에 새로운 미군 변형(UA/UEx/UEy)이 제일 먼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윤광웅 국방장관에 전화를 걸어와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감사한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하며 "협상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한미동맹이 돈독히 유지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자"며 협상 진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주한미군, 새로운 미군체제변형 즉시 적용 시작될 것"**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서는 미8군 개발기획담당 리처드 파커 대령은 "미군측의 새로운 변형 개념인 UA, UEx, UEy 은 주한미군에 바로 즉시 적용 시작될 것"이라며 그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브리핑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파커 대령은 'UA(Unit of Action)'은 여단급 전술부대 개념으로 설명하고 "전투 UA로 변환하는 과정은 이미 시작됐으며 2사단 1여단이 기갑 UA로 변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1여단 이외에 미 2사단의 항공여단도 UA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에는 한반도에 주둔하는 2개의 UA 이외에 4개의 UA를 증원전력으로 신속배치하는 작전계획을 통해 한반도 전쟁 억지력을 확보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또 주한 미2사단 전력이 '동북아기동군'으로 개편돼 제3국 분쟁에 개입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새로운 편제인 UEx(Unit of Employment-x)에 대해서는 UA를 지휘통제하는 부대인 운용부대로써 미 사단을 대체하는 가장 큰 전투부대로 "미 2사단 사령부가 UEx로 개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현재 3백여명 규모인 사단 사령부는 좀더 확대된 사단급 운용부대(UEx)의 편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UEy(Unit of Employment-y)는 UEx를 지원하기 위한 부대로 설계, 개발에 노력중이며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며 한미연합사를 포함한 미8군 사령부가 새로운 UEy로 개편될 것이라는 보도는 부인했다. 파커 대령은 이밖에 스트라이커 여단의 한반도 배치 유무에 대해서는 "스트라이커 여단이 미래 어디에 배치될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그러나 전세계에 배차될 것이며 따라서 한반도에도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 육군은 대규모의 강력하고 고정된 군조직에서 작고 독립적으로 설계된 군조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사단에서 여단 중심 편제로 변화하고 있으며 모듈화된 다기능 지원 여단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모듈방식에 대해서는 "합동, 연합, 다국적 환경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한 융통성 있고, 충분히 능력을 갖춘 여단급의 능력에 기초한 전투 및 전투지원 부대를 지역사령관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여단-사단-군단 중심 편제도 개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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