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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중국 당국자는 메르스 때 한국 왔다" 우회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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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중국 당국자는 메르스 때 한국 왔다" 우회 불만

후베이성 경유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평가하지 않겠다"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 대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 출입 금지 조치를 내린 한국 정부의 결정과 관련,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따라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싱하이밍 대사는 한국 정부가 이날 0시부터 실시한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평가하지 않겠다"면서도 "(보건과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권위적인 기구가 WHO이므로 여기의 권고에 따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전염병 상황은 전 인류가 공동으로 대면하는 도전으로, 세계 각국이 차별을 기피해야 하고 국제 교역과 여행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치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며 "WHO는 유엔 안에서 보건 문제를 다루고 조율하는 기구로 세계 보건 분야의 가장 크고 권위 있는 기구인만큼 관련 국가들은 WHO의 건의에 의한 과학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의 조치가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그러면서 지난 2015년 6월 한국에서 한창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됐을 때 본인이 장더장 중국 전인대 상임위원장과 함께 한국에 방문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메르스가 제일 심할 때 한국에 왔다. 그래서 한국 분들이 우리를 만나면 고맙다고, 믿을 수 있는 이웃이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또 싱하이밍 대사는 "지난 2003년 중국에 사스 (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일어났는데 그 때 7월에 한국 대통령(노무현 대통령)이 중국에 국빈 방문했다. 우리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했다"며 전염병이 있었을 때의 양국 고위층 간 교류를 잇따라 소개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중국인 및 중국을 거친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중국 정부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싱하이밍 대사는 우한 시와 후베이성에 위치한 한국 국민들의 귀국에도 중국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한 시 내에 있는 한국) 교민들의 철수와 편의를 모든 힘을 다해 제공했다"며 "중국의 도움으로 한국은 빨리 재중 교민들을 철수시킬 수 있었다"고 말해 자신들이 이번 사태에서 한국에 도움을 준 만큼, 한국도 이에 부합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전염병 사태를 막고 환자를 치료하며 국민을 보호하는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자국민을 잘 보호하는 동시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역지사지하고 서로 도우면서 함께 대응해 나가면 감사하겠다"고 말해 한국 정부가 중국인 또는 중국을 거친 외국인에 대한 전면적 입국 금지 조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했다.

▲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 대사가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완치자, 사망자보다 더 많아졌다"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이는 중국 측이 기울인 노력과 조치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시스템이 보다 취약한 나라를 보호하고 방역 조치를 강화하자고 독려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2월 초 들어와서 통계수치에 중요한 전환점이 나타났다"며 "완치 환자 수가 이미 사망 환자 수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632명의 확진자가 완치 후 퇴원했고 완치자의 증가 속도도 계속 상승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2만 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며 완치자는 632명으로 집계됐다.

싱하이밍 대사는 중국 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잠잠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는 "지금은 방역 확산 방지를 위한 가장 관건적인 시기"라며 "중국은 빠른 시일 내에 바이러스 테스트제를 개발해 내어 감염자를 신속히 선별할 수 있었다. 이 또한 확진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염상태는 예방과 통제, 치료가 모두 가능하다. 중국 국가위생보건위 고위급 전문가팀장인 중난산 교수는 전염병 상황이 7~10일 이내에 절정에 달한 후 효과적으로 제어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하이밍 대사는 "다른나라의 전염병 상황이 비교적 가벼운 상태이고 해외 확진 환자 수도 전체 확진 환자 수의 1%도 안된다. 159명의 외국 감염자들 중에는 사망 환자는 1명밖에 없고, 필리핀으로 간 중국 우한 공민"이라고 말해 외국에서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싱하이밍 대사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홍콩에서 처음으로 확진환자가 사망하고 일본과 한국 등에서 2차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바이러스 확산 및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국제 공조와 자국 감염자 발생 차단 사이에서 각국 정부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방한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싱하이밍 대사는 "중한 양국은 우호적이고 가까운 나라로 고위급에서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관련하여 발표할 것이 있으면 대사관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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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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