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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부친은 민족의식이 강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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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신기남, "부친은 민족의식이 강한 분"

당의장직 즉각사퇴 거부, "군과 경찰은 달랐다"고 강변하기도

선친의 일제강점치하 헌병 재직 사실을 은폐한 혐의로 물의를 빚고 있는 신기남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17일 당의장직 즉각 사퇴를 거부했다. 신의장은 또 "부친은 민족의식이 강한 분이었다" "군과 경찰은 다르다"며 선친의 친일행위를 강변하기도 했다.

***신기남 "부친은 민족의식이 강한 분" 강변**

신기남 당의장은 17일 아침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의장은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라며 "여론과 당원의 중지를 모아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당의장직 즉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신 의장은 "오늘내일중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 "당직자를 시켜 이를 부인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여, 즉각사퇴 거부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신 의장은 또 일본군 헌병을 지낸 선친에 대해서도 "민족의식이 강한 분으로 주위에 덕을 많이 베풀었다고 들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그는 또 '왜 선친이 일제때 경찰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헌병이었다는 사실을 은폐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선친은 헌병이었지 경찰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바로잡았을뿐"이라고 해명하며, "당시 군과 경찰은 달랐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경찰은 대민업무를 주로 한 반면 군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해, 선친의 친일행각을 축소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신상묵 "소학교 아동들에게 모범 보이려 군 입대"**

이같은 신기남 당의장 선친의 친일행각은 17일 발매되는 월간 <신동아> 9월호의 특종취재를 통해 밝혀졌다.

<신동아>에 따르면, 신의장의 부친 신상묵(辛相默.1916-1984)씨는 1933년 대구사범학교(경북대 사범대 전신)에 5기생으로 입학, 1938년 3월20일 졸업후 전남 화순군 청풍초등학교 훈도(교사)로 재직하다 1940년 7월25일 일본군에 지원, 조선총독부 국군병지원자훈련소에 입대했다.

`시게미쓰구니오(重光國雄)'로 창씨 개명한 신씨는 훈련소를 수료한 1940년 11월8일 반도호텔에서 일본군 지원병 수료생 자격으로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좌담회에 참석해 훈련소감을 밝혔고, 매일신보는 이 좌담회를 같은해 11월30일부터 8회에 걸쳐 연재했다.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씨는 "나는 무엇이고 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불가능이라는 것은 없는 줄 압니다. 그리고 복종이 있어야 세상사가 모두 잘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괴롭고 대개는 다소 싫어도 절대로 복종해야 되겠다는 정신수양을 하게 되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사였던 자신이 군이 자진입대한 이유와 관련, "소학교 아동들은 선생을 무조건하고 숭배 복종합니다. 그런 마음을 잘 아는 관계로 선생인 내 자신이 먼저 지원병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후 일본군에 입대해 헌병 오장(伍長.하사)까지 승진한 신씨는 일본군의 강제징병이 한창이던 1943년 징병기피자들을 검거하려 돌아다니던 모습이 대구사범대학 동기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동기생인 송재천씨는 "1943년 6월 충북 옥천의 죽향국민학교 교사로 재직할 때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신상묵이 오장 계급이 달린 헌병 군복을 입고 말을 타고 찾아와 '일본국 징병기피자들을 찾고 있다. 교사를 하고 있으니 징집을 피해 숨어다니는 졸업생들과 관련된 정보가 있지 않느냐. 알고 있는 게 있으면 가르쳐달라'고 말했다. 나는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고 신씨의 친일행각을 증언했다.

***신기남, 얼마 전까지 "언론들 오보경쟁"**

이같은 <신동아> 보도후 신기남 의장과 관련, 특히 문제가 되는 대목은 신 의장이 그동안 그의 선친이 일제시대 '경찰'이 아니었냐는 의혹에 대해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다는 '거짓말' 부분이다.

신의장 부친 의혹은 신기남 의장이 지난 7월6일 미국방문기간중 자신의 선친이 해방후 지리산공비토벌사령관을 지냈다고 밝히는 등 일련의 숭미발언을 한 직후 인터넷 등지에서 강하게 제기됐었다. 해방직후 경찰출신으로 지리산공비토벌사령관을 지낼 정도가 되려면 일제때 경찰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 제기였다.

당시 신의장은 워싱턴교포와의 만찬장소 앞에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해 항의집회를 벌이던 재미 재향군인회 소속 교포들에게 "내 부친은 지리산공비토벌사령관으로 태극무공훈장을 받았고, 나는 해군장교로 자원 근무했다"며 "우리들의 사상은 확고하고, 내가 의장으로 있는 한 한미동맹을 굳건히 뒷받침할 테니 믿어달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네티즌들의 의혹이 일부 언론에 의해 활자화되자, 지난 7월15일 신기남 의장은 당 의원총회에서 이 사실을 강력부인하며 언론 등을 맹성토했다.

신의장은 "기초적인 사실 확인없이 오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신문을 보신 저의 모친께서 역정을 내셔서 죄송스러웠다. 이것은 허위사실,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보도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의 순수성을 왜곡하기 위한 의도"라면서 "법률전문가인 천정배 원내대표와 함께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 상의해 보도록 하겠다"고 강경대처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신의장 측근들도 "신의장 부친은 8.15 광복때까지 화순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광복후인 1946년 경찰에 입문했다"며 "(의혹 제기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의 순수성을 왜곡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었다.

한편 신의장은 한때 자신의 부친이 박정희 전대통령과 대구사범 동기동창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도 했다.

***신기남, 박근혜 만나 "선친은 박대통령과 동창"**

신 의장은 선친의 일본군 헌병 재직에 대해 17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잠시 군에 계셨다는 것을 주위로부터 들었을뿐"이라며 선친의 과거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방미기간중 지리산공비토벌대장을 지낸 경력을 밝힌 것외에도 지난 5월 당대표에 재선된 박근혜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을 보면, 과연 그의 발언이 진실인가에 대해 의문이 인다.

신 의장은 지난 5월21일 박근혜 한나라당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 선친은 박정희 전대통령과 대구사범 동창"이라며 "박 전대통령이 춘천에 사단장으로 계셨을 때도 같이 있었다"고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선친과 어머니가 육영수 여사에 대해 인상이 좋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또 하나의 비화를 소개한다"며 "박 전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결혼식 때 아버지가 초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그런가. 몰랐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박정희 전대통령은 대구사범 4기생으로, 신의장 선친의 1년 선배였다.

요컨대 신의장은 자신의 부친의 전력에 대해 누구보다 소상히 알고 있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신기남 "선친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에 앞서 신기남 의장은 <신동아> 보도가 언론에 알려진 직후인 16일 밤 "선친은 일제시대 대구사범을 졸업하고 교사생활 하다 군에 입대한 것으로 들었다"며 일본군 복무사실을 시인했다.

신 의장은 이날 부산을 방문중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일제하에서 군생활을 한것이 선친으로서는 나름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목숨을 바쳐 싸운 독립투사와 유족에게는 아버님을 대신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친의 경우도 친일진상규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군에 있을 당시 고위직은 아니었지만 조사하겠다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친은 광복후 경찰에 입문했고, 6.25 전쟁에 참여해 많은 전공을 쌓아 태극무공훈장을 받기도 했으며, 4.19 전에 경찰에서 은퇴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친일진상규명을 철저히 해야 하며, 친일잔재청산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게 저의 신념"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장은 그동안 선친의 일본 경찰 복무설이 제기됐을 당시 이를 부인한 데 대해 "경찰이 좀더 정치적 역할 했기때문에 그것은 분명히 아니기에 부인했을 뿐"이라며 "군 경력은 언젠가 밝힐 기회가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당의장직 사퇴하라"**

한나라당은 신기남 의장의 선친의 친일행각이 드러나자 즉각 신 의장의 당의장 사임을 요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신 의장이 그동안 국민을 속여온 데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실상 당 의장 사임을 요구했다. 임태희 대변인도 "신 의장은 사실여부에 대해 해명하고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국민 누구도 과거사로부터 자유스런 사람이 많지 않은 만큼 과거사 규명은 나라의 큰 혼란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은 과거사 조사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고,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여권의 주장은 순수한 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신의장 선친의 친일행각을 문제삼을 경우 역풍이 박근혜 대표에게 몰아칠 것을 의식한듯, 주로 신의장의 '거짓말'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폈다.

***우리당 혼선, 지도부는 방어-소장파는 즉각 사퇴 요구**

반면에 열린우리당은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지자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신 의장은 선친의 친일행각이 드러난 16일 밤 천정배 원내대표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당권파 고위인사들과 전화접촉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일단 당의장직을 고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장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천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단회의를 소집, 부친 문제로 개인에 대해 연좌제를 적용할 수 없으며, 개인의 진퇴문제와 연결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당 소장파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태라며 신의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학진 의원은 "거짓말 시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사과로써 여론이 잠재워지지 않을 경우 신의장이 거취를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사퇴를 압박했다. 우원식 의원도 "신의장이 사실관계를 미리 밝히지 않아 본인과 당의 도덕성을 훼손했다"며 "당의장직 수행이 어려워진만큼 본인이 거취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장파들은 특히 이달말 친일진상규명법이 국회에 상정될 예정인만큼 신의장이 그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신의장 등 당 수뇌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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