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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절반이 백수, 취업률 3년째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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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절반이 백수, 취업률 3년째 급락"

지방은 더욱 심각, "정부가 진정 주목해야 할 숫자는 청년실업률"

대학 졸업자들 2명 가운데 1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 대졸자의 경우 취업난이 극심한 것으로 조사돼, 세간의 '이태백(20대의 절반은 백수)'이 과장된 표현이 아님이 입증됐다. 특히 대졸 취업률 하락세는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경제가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심각한 위기국면에 빠져들고 있음이 재차 입증됐다.

***"대졸 취업률 3년째 하락, 이태백은 과장 아닌 현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13일 발표한 '2004년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전문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77%, 4년제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56.4%로 최근 4~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취업률은 지난해에 비해 전문대 2.5%포인트, 4년제 2.8%포인트씩 낮아진 것이다.

특히 4년제대 대졸자 취업률은 IMF사태의 여파가 미쳤던 1999년 51.3%로 바닥을 쳤다가 2000년 56%, 2001년 56.7%, 2002년 60.7%로 높아졌으나, 경제가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져들면서 2003년 59.2%, 2004년 56.4%로 급속히 떨어졌다.

더욱이 내년 경제상황은 올해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내년에는 취업률이 더욱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2003년 8월 및 지난 2월 졸업생 53만명을 전수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정확도는 92%이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 수도권 취업 어려워"**

조사결과, 예상했던대로 특히 비수도권 대학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4년제대학 졸업생의 경우 수도권 졸업자의 취업률은 58.6%로 비수도권 졸업자 54.9%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수도권 졸업생 선호도가 높아, 수도권 졸업자의 대기업 취업률은 28.9%를 기록한 반면, 비수도권 졸업자는 17.3%에 그쳤다.

또한 비수도권 대학 출신은 서울 등 수도권에 직장을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비수도권대 졸업자의 수도권 취업률은 24.5%로, 수도권 대학 출신의 수도권 취업률 95.5%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전국 16개 시도별로는 대구가 가장 높은 취업률(75.1%)을 보였고 전북이 가장 낮은 취업률(55.9%)를 나타냈다.

***"대학 인문계열 졸업자, 학원 강사가 가장 많아"**

계열과 전공에 따라서도 취업률에 큰 차이가 목격됐다. 의약계열과 교육계열의 취업률이 비교적 높은 반면, 인문계열의 경우에는 전공관련 직업에 취업하지 못하고 상당수가 학원강사 등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의학, 치의학, 간호학, 한의학, 약학 등 의약 계열 및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교육 대학의 취업률이 가장 높았다. 전문대학의 경우에는 금속, 항공, 해양, 건설, 반도체 등 비교적 다양했다.

성별로 볼 때 남성의 취업률이 높은 4년제대학 전공은 유아교육학, 의학, 초등교육학 순이었고, 전문대학 전공은 금속, 유아교육학, 항공의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4년제 대학 전공은 의학, 치의학, 초등교육학의 순이었고, 전문대학 전공은 반도체·세라믹, 신소재, 항공의 순이었다.

특히 인문계열 졸업자는 대개 타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학원 강사로 진출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후 전공과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전공 일치도' 조사에서 의약계열 졸업자는 94%가 전공과 같은 직업을 택했지만, 인문계열은 45.5%만이 전공 관련 직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공계 계열은 3분의 2 정도가 전공 관련 직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졸업자의 경우에는 남성 졸업자보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더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졸업자의 취업률은 4년제 대학 53.5%, 전문대학 75.6%로 남성에 비해 각각 5.8%포인트, 3.5%포인트 낮았다.

***한국사회 최대 불안요인**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지면서 그 일차적 피해자가 학교졸업후 사회로 진출하는 20대 젊은층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전문가들은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률을 보였던 의약계열도 의대·약대 출신의 과잉배출로 인해 최근 개업한 병원이나 약국의 폐업이 잇따르면서 앞으로는 취업률이 급속히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전체 취업률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태가 지속될 경우 젊은층의 사회-정치적 불만이 고조되면서 사회불안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해외유학과 이민으로 대표되는 '자본 탈출'이 가속화될 위험성까지 예견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급속한 노령화에 따라 기성세대보다 많은 조세부담을 떠맡아야 하는 젊은층의 실업자화는 재정파탄 등 한국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우려다.

'껍데기 성장률'에 일희일비하고 있는 정부가 가장 주목해야 할 숫자는 바로 '젊은세대의 취업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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