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은, 금리 기습인하. '대대적 부양책' 신호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은, 금리 기습인하. '대대적 부양책' 신호탄

부동산 경기부양책 등도 잇따를듯, 부동산투기 재연 등 우려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전격 인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한은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 고유가 등으로 물가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출의 둔화 가능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수출 둔화 전에 내수경기를 부양하지 않았다가는 수출-내수 동반침체라는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박승 총재 "내수경기 회복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어 이달 콜금리 운용목표를 현재의 연 3.75%에서 3.50%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콜금리 인하는 지난해 7월 연 4.0%에서 3.75%로 낮아진 이후 13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와 함께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2.50%에서 2.25%로, 유동성조절대출 금리는 3.50%에서 3.25%로 각각 인하됐다.

박승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경제상황을 살펴보면 별도의 대책이 없으면 경제 성장세가 하반기부터 내려갈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면서 "내수경기 회복을 우선시해야 할 수밖에 없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이같이 금리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통위 회의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당초 예상을 빗나간 고유가 추세의 지속과 세계 정보기술(IT) 경기의 둔화 가능성 등으로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될 우려가 있으며, 물가의 경우 내수 저조로 수요압력이 미약하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이 목표범위내에서 유지되고 있어 이같이 금리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콜금리 운용목표를 0.2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동일한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전제하면 앞으로 1년간 기업의 금융비용이 1조2천억원, 가계의 금융비용이 1조3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역시 유동성공급 확대 등에 힘입어 완화되고 특히 내수의존형 중소기업과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0.1%포인트 안팎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블룸버그가 요구한 '특단의 조치'와 일치**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는 최근 고유가로 국내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교과서적으로는 물가억제를 위해 금리인상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수경제가 워낙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한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은의 금리인하는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전날인 11일(현지시간) 한국경제를 위기상황으로 규정한 뒤 금리인하-원화절상 등 특단의 조치를 요구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한은이 블룸버그와 기본적으로 현상황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아시아지역에서 최저수준인 5%로 전망되는 한국으로서는 금리인상은 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며, 메릴린치의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T.J.본드의 말을 빌어 대대적 금리인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것임을 경고했다.

T.J.본드는 "저금리에 힘입어 국내소비가 가속화되고 있는 다른 아시아지역 국가들과 달리 한국의 소비자들은 지난해 신용카드 거품 붕괴이후 빚을 갚느라 고전하고 있고, 한국기업들 또한 수출급증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의 고용을 주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 2월이후 29만5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한국경제의 심각성을 전하며 "한국은 세계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3월이전에 한국은행이 현재 사상최저수준인 3.75%의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앞으로 한은의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무더기 부양책 예고, 부동산투기 재연 우려되기도**

한은의 금리인하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대대적 조처에 착수한 첫 단계로 해석돼, 정부의 추후대응이 주목된다. 정부여당은 이미 내년에 적자재정을 감수하고 대대적 '재정 부양책'을 펼치기로 잠정합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합토지세, 보유세 등 부동산 중과세에 대해서도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며, 행정수도 이전을 비롯해 2백30개의 골프장 무더기 허가, 수도권 그린벨트 대폭 완화 등의 대대적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시사하고 있다.

야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대적 조세감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일련의 경기부양책은 한국경제가 지금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음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부동산규제 완화가 생산-투자-소비의 촉진이라는 선순환 구조 대신에 자칫 부동산투기 재연이라는 악순환 고리로 빠져들 경우 한국경제는 회생불능의 치명타를 입게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어, 정부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일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