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행정수도 공식 발표

서울시의회 "오늘은 서울에 조종 울린 날" 반발

정부가 신행정수도 예정지로 충남 연기.공주를 최종확정 발표했다.

***"신행정수도 예정지는 2천1백여만평"**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해찬 국무총리.김안제 서울대 교수)는 11일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4개 후보지 평가 결과 1백점 만점에 88.96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연기.공주를 신행정수도 입지로 결정했다.

이해찬 총리는 회의 후 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 연기.공주지역을 신행정수도 입지로 확정했다"며 "이 지역은 국가균형발전효과, 지역 접근성, 삶의 터전으로서 자연조건 등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총리는 "지난 40여년간 역대 정부가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상생과 도약을 통해 국가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신행정수도 건설이 그 견인차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최종 후보지 발표를 늦추라는 야당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입지를 발표한 것과 관련, "최종 입지에서 제외된 3개 후보지에 대한 각종 규제로 인해 초래되는 지역주민 불편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신행정수도 예정지는 충남 연기군 남면.금남면.동면과 공주시 장기면의 2천1백60만평 일원으로 대전과 청주에서 각각 10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정부는 이 지역에 대해 향후 3개월간 토지세목조사 등을 실시, 오는 12월말까지 신행정수도 예정지역 및 주변지역을 지정.고시하고 현지 주민 보상 및 집단이주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날 ▲충북 진천.음성 ▲충남 천안 ▲충남 공주.논산 지역에 대해서는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개발행위허가와 건축허가 제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토지거해특례지역 등을 해제키로 했다. 반면 연기.공주의 경우 각종 개발행위허가 및 건축허가 제한조치가 계속된다.

추진위는 또한 최근 투기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연기군 남면.금남면.동면, 공주시 장기면 등의 경우 개발행위 허가 및 건축허가 제한조치를 도시지역(주거.상업.공업.용도미지정지역)에도 확대해 주도록 건설교통부에 요청했다.

***서울시의회 "오늘은 서울에 조종 울린 날"**

이같은 정부의 신행정수도 예정지 확정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강력반발했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수도이전반대특별위원회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노무현정권은 오늘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행정수도 예정지를 서둘러 발표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영향을 주려는 의혹과 함께 이제 서울로서 조종(弔鍾)을 울린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의회는 "우리 국민들은 한국전쟁 동란 중에도 수도 서울을 사수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이어왔는가 하면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을 통해 수도 서울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며 "수도이전이 가시화된다면 서울은 물론 수도권의 황폐화와 공동화현상이 급속히 진행, 엄청난 사회혼란과 국가존망의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회는 "수도이전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강도 높은 장외집회를 통해 수도서울을 기필코 사수해나갈 것"이라며 ▲국민적 합의없는 수도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 ▲막대한 수도이전 비용을 민생경제 살리는 데 투입할 것 ▲지역갈등과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천도계획을 철회할 것 등을 정부측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