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강력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방 지하철에 ‘서울, 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는 제하의 광고 부착을 강행했던 정부가 주한멕시코 대사관측의 ‘항의성’ 문의를 받고 광고를 철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멕시코, ‘자국 비하’ 홍보처 광고에 항의성 문의, 홍보처 광고 철거 결정**
지난달 7월28일부터 철도청 산하 전철에 붙여졌던 행정수도 건설 타당성 주장 광고가 주한멕시코대사관의 ‘항의성’ 문의를 받고 철거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문제가 된 광고는 서울과 멕시코시티를 비교해 ‘서울, 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는 제하의 광고로, 삽화는 비좁은 수도권에 갇혀있는 서울시민과 넓은 사막을 나귀를 타고 기타를 연주하면서 가는 멕시코인의 여유를 빗댔다.
광고 우측에는 또 “세계30대 도시 중 서울의 삶의 질은 최하위!”라는 문구와 함께 “도시 경쟁력은 베이징(17위)이나 멕시코시티(18위)보다 뒤처진다”는 1997년 삼성경제연구소의 세계도시 경쟁력 비교자료를 실었었다.
이 광고는 얼핏 보면 '멕시코시티가 서울보다 살기 좋다'는 의미로도 해석가능하나, 정반대로 '별 볼 일 없는 멕시코시티보다도 서울이 못하다'는 '멕시코시티 비하'의 뉴양스를 띈 것으로도 해석가능했다.
이 광고를 접한 주한멕시코대사관측은 한국 외교부에 ‘무슨 배경으로 이런 광고가 실리게 됐느냐’고 ‘항의성 문의'를 해왔으며 외교부는 국정홍보처에 이같은 ‘항의성 문의'를 전달해 광고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같은 사실을 9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밝히고 “광고물은 이미 다 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정홍보처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홍보처는 “잘못 해석될 수도 있고 수도이전 광고가 시리즈물로 나온 것이므로 후속 광고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정부, 불필요한 외교 마찰 초래**
외교부 관계자는 주한멕시코대사관측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이는 항의가 아니라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문의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외교가에서는 이를 항의로 해석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멕시코대사관 대사 등 관계자들도 이 광고를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신문 등을 통해서 접한 것이어서 외교부에 문의한 것이고 정부측 설명을 전달하자 이해했다”면서도, “멕시코측이 이 광고를 보고서 불만을 가졌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우회적으로 이를 시인하기도 했다.
홍보처측 또한 광고물 대체 이유로 “잘못 해석될 수도 있고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고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문제점을 자인하기도 했다.
과연 국정홍보처가 후속광고로 내보내겠다는 '시리즈 광고'가 또다시 다른나라를 비교하는 형식을 취할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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