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고구려사 왜곡 등 '역사 침공' 행위를 중단하라는 우리 정부 요구를 거부했다. 중국은 도리어 우리 정부에 대해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한국언론의 과도한 보도를 자제토록 유도해 달라"는 언론통제를 주문했다. 말 그대로 '안하무인'이다.
***중국, 고구려사 시정 거부하며 한국측에 '언론통제' 요청**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인 박준우 외교통상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이날 오후 주중한국대사관에서 한국특파원단과 기자회견을 갖고 오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를 방문해 류훙차이(劉洪才) 부부장과 리쥔(李君) 국장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중국 외교부에서 왕이(王毅) 부부장, 추이톈카이(崔天凱) 아시아국장 등을 만나 8시간반동안 외교부 홈페이지 복원은 물론 중국 지방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왜곡 조치와 일부 대학교재의 왜곡 기술을 시정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측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한국사를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은 중국학자들과 네티즌들의 불만을 무릅쓰고 중국 정부가 성의를 갖고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측은 이어 중국 지방정부와 일부 대학교재 등 출판물에 의한 고구려사 왜곡 시정요구에 대해 "중국은 큰 나라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각지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일일이 통제할 수 없으며, 지방정부나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출판물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우리측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중국측은 또 "이번 문제가 한국인의 뿌리와 정체성에 영향을 미칠 걱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도리어 우리 정부에 대해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한국 언론의 과도한 보도를 자제토록 유도해달라"는 터무니없는 언론통제를 주문하기까지 했다.
중국은 그 대신 이 문제를 양국 학술기관간 공동연구에 의해 해결할 것을 제의했다.
박준우 아태국장은 이같은 중국측 제안에 대해 "고구려사 문제를 정치 문제화하지 않고 학술적으로 풀자고 합의해놓고 학술회의를 준비하는 사이에 홈페이지에서 우리 역사를 삭제하고 관영 언론을 동원해 왜곡기사를 싣는 등의 행위는 중국 정부의 조치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학술회의를 연다고 해도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중국측 제안을 거부했다.
***우리 정부, 주중대사 소환 검토**
박 국장은 고구려 왜곡의 산실인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포함해 완전한 왜곡 시정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했으나 만족스런 답변을 듣 지못했다"고 말하고 "중국 정부의 의사 과정을 고려하면 이번 문제 해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해,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정부는 이처럼 중국이 우리측 요구를 거부함에 따라 김하중 주중대사의 소환을 검토하는 등 강력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1992년 한중수교이래 12년만에 양국관계는 최대위기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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