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개 이라크 파병국 가운데 파병관련 보도통제를 강력하게 시행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이 시작된 후 정부가 이에 대한 보도통제를 언론사들에 요청한 데 대해 AFP통신과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등 해외 언론이 이를 주요 뉴스로 다루며 냉소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알자지라는 또 국내 반전집회 상황을 자세히 보도하는 등 한국군 파병 소식을 연일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한국정부와 군의 일거수일투족이 아랍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양상이다.
***"이라크 파병 보도통제, 한국이 유일"**
AFP 통신이 4일(현지시간) "한국은 이라크 파병관련 보도통제를 각 언론사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아랍권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알자지라 방송이 5일 이를 신속히 받아 보도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자자라는 AFP 통신을 인용, "한국 정부는 군인들의 안전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라크에 파병하는 3천병력 보도 금지를 언론사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이러한 강력한 보도통제는 미국 주도로 이라크전에 파병한 30여개국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다"고 비판했다.
방송은 '한국만이 유일하다'는 내용에 이어 한국국회가 지난 2월 이라크 추가파병을 승인한 것과 관련, "한국 국회는 당시 한국군은 이라크 안정화 및 재건지원에만 참여하고 군사작전은 피할 것이라고 규정했다"고 전함으로써 우회적으로 한국 정부의 보도통제방침을 꼬집었다.
방송은 또 "이러한 조치를 어기는 언론사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경고성 발언을 전하며, "한국 정부는 군사비밀 보호 법률 조항을 이용,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 국방부 관리는 이와 관련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비밀군사작전"이라며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우리 군대 이동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주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관리는 또 "이러한 보도통제를 무시하는 보도는 심각한 안보문제 침해로 간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은 이어 4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윤 국방장관과의 공동 대국민성명발표내용을 인용, "한국군과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이라크 파병과 관련, 정부는 시민과 군인의 안전 보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어 "한국군 파병 규모는 이라크의 미군 주도 다국적군에서 세 번째 규모"라고 강조하고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인 아르빌에 주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국내 반전집회 보도 등 주요뉴스로 다뤄**
이에 앞서 알자지라는 전날인 3일에도 역시 AFP통신 보도를 받아, "수백명의 활동가들이 지난 3일 서울 남부 훈련캠프에서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를 가졌다"며 파병 저지 시위를 자세히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이 기사에서 "2백여 반전집회 참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근처에서 경찰기동대와 충돌했다"며 참가가들은 노무현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노무현 하야'를 외치던 이들 집회 참가자들은 플라스틱 방패를 이용하고 있는 이들 경찰들과 충돌했으며 이날 오전 서울 외곽의 군 공항에 진입하려는 5백여 활동가 및 학생들과 이를 막는 수백명의 경찰병력 사이에서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또 "이날 집회에서는 '한-미동맹 철폐'를 외치던 학생들이 경찰 버스에까지 올라가 집회를 가졌다"며, 반전 집회를 열고 있는 참가자들의 사진과 이를 막고 있는 경찰들의 부상당한 장면까지 같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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