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에 맞서 고전하고 있는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 등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발주자들이 4월 말로 예정된 경선을 연기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그러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오 시장은 "경선은 빨리 치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은 6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함 사고 등으로 국민의 눈과 귀가 서해로 향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서울시장 경선을 서둘러 치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4월 말 예정된 경선을 5월 첫째 주에 실시하는 것으로 중앙당 공심위에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난 4년간 서울 시정에 대한 냉정한 평과와 정책 비전 제시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권역별 토론회 TV 토론회 등 당이 앞장서 다양한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본경선을 3명으로 압축해 실시토록 한 당헌당규에 따라 여론조사를 통한 경쟁력 측정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김충환 의원을 본경선에서 배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이들은 "참여자를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말고 폭을 확대해 치열하고 활기있는 선거가 진행될 수 있도록 당에 건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본선 경쟁력이 없는 후보가 선출되면 한나라당의 승리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오세훈 현 시장을 비판했다.
경선 일자는 이르면 내일 결정될 전망이다. 공심위원장을 맡은 정병국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7일(내일) 공심위를 열어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 어느 곳을 경선으로 할 지를 결정을 하고, 경선 지역이 확정되면 그 일정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현재 경선 후보 3명 중 원희룡, 나경원 의원이 목소리를 함께한 만큼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오 시장의 본선 경쟁력이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오 시장 측은 반발하고 있다. 오 시장 캠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선거법 141조에 보면 선거(6월 2일) 30일 전부터 당내 행사 등을 열수 없게 돼 있다. 즉 5월 첫째 주에 경선을 하게 되면 당원 대회 등을 열수 없고, 한나라당 후보가 누구인지 당원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킬 수 없게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본선 경쟁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공심위가 판단을 해 경선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오세훈 연대' 실현될까?
원 의원과 나 의원이 목소리를 같이 내기 시작한만큼 "본선 경쟁력이 없는 후보"로 지목당한 오세훈 시장에 대항한 '반 오세훈 연대'가 당 내에서 현실화될지도 주목된다. 두 의원의 지지율을 더하면 오 시장의 '불안한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만큼 파괴력이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 의원은 전날 나경원 의원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시작도 되지 않은 경선을 두고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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