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1일 출혈성 뇌졸중 유발 물질이 포함된 콘택600(유한양행), 화콜(중외제약), 지미코(대웅제약) 등 감기약 1백67종에 대해 전면 사용 중지 및 전량 회수·폐기조치 처분을 내리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PPA(페닐프로파놀아민, Phenylpropanolamine) 성분 감기약의 경우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경우 이미 지난 2000년 11월부터 판매금지시킨 상태나 우리나라의 경우 제약업체의 반발로 공동연구를 명분으로 2년반이상 연구를 하다가 그 결과가 지난 6월말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를 한달이나 미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청이 주말 늦게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에도 의도적인 '은폐·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콘택600, 지미코 등 유명 감기약 대거 포함", 일부 제약사 반발**
식약청은 1일 "PPA 성분이 들어 있는 감기약을 복용하면 출혈성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보고에 따라 해당 품목의 제조·수입·유통을 전면 금지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제약업체는 기존 유통된 제품을 신속히 수거해 폐기시킨 뒤 9월30일까지 식약청에 결과를 보고해야 하고, 일선 의사·약사들도 해당 제품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이번 조치에는 콘택600(유한양행), 화콜(중외제약), 지미코(대웅제약), 코리투살(부광약품) 등 유명 감기약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제약업체들은 식약청 조치를 "따르겠다"면서도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일부 제약업체들은 "이미 PPA 성분을 안전한 성분으로 대체했다"며 식약청의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식약청 발표에 8개 제품이 포함된 중외제약은 "2001년 3월부터 PPA 성분을 안전한 성분으로 대체했다"고 1일 공식 해명해, 불량 만두소 파동에 이어 또한차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미 식약청 2000년 11월 사용금지, 우리는 제약사 반발로 4년 끌어**
PPA는 미국식약청은 이미 2000년 11월 사용금지를 시킨 위험물질로, 뇌졸증 병인을 갖고 있는 소비자가 복용할 경우 출혈성 뇌졸증을 일으킬 위험성이 큰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일본의 경우도 자체 조사를 거쳐 지난 3월부터 PPA 사용을 전면금지시키며 대체물질로 감기약을 만들도록 조처했다.
미 식약청 발표직후 국내식약청도 PPA를 과다사용하는 살빼는 약 등에 대해서는 사용금지 조처를 내리고 일반 감기약에 대해서도 사용금지를 검토했으나, PPA가 개당 40mg이하가 사용되는 감기약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제약업체들의 강한 반발로, 식약청은 지난 2000년 제약업체와 공동으로 유해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지난 5월말 종료됐고 '뇌졸증 병인을 갖고 있는 소비자에게는 단기투약을 해도 위험하다'는 최종보고서가 지난 6월25일 작성돼 식약청으로 넘어갔고, 이에 식약청이 7월말 전면금지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에 앞서 대한의사협회 등은 지난해 세미나 등을 통해 PPA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이 뇌졸증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임상결과 등을 발표하는 등 정부 조처 이전에도 PPA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음이 잇따라 식약청이 제약사라는 '생산자' 입장에 서서 국민이라는 '소비자'의 생명을 등한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아직 영국 등 일부 유럽국가도 PPA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으나, 정부가 4년의 시간을 끄는 과정에 적잖은 뇌졸증 환자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6월말 최종 보고 받고도 한달이나 발표 미뤄**
식약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6월말 PPA 성분 감기약의 유해성에 대한 최종 보고를 받은 후에도 한 달이나 발표를 미뤄 분노를 사고 있다. 식약청은 전문가 검토 등을 이유로 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다가 한달 뒤인 7월28일에야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보고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청이 피서가 최고조에 달한 주말 오후에 공식 브리핑도 없이 발표를 한 배경에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난여론을 의식해 '은폐·축소를 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식약청은 6월28일 보고서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린 후 3일이 지난 31일 오전에야 식약청장 결제를 맡은 후, 사안의 중요성은 전혀 개의치 않은 채 공식 브리핑 없이 1백67종 감기약에 대한 제조·수입·유통을 전면 금지했다. 주말에는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데다, 본격적인 피서철도 시작해 이 소식은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발표 이후에도 약국에서는 해당 감기약들이 1일까지 그대로 유통됐다.
더구나 식약청은 홈페이지에 해당 내용을 올리기는 했으나 정작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업체 명단은 비공개로 해 둔 점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 식약청 홈페이지에서 명단을 열람하려면 내부 정보망 아이디(ID)와 암호를 입력하도록 요구하는 메시지가 뜬다. 식약청이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의혹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전문가들에게 보고서 검토를 받는 것이 휴가 등의 이유로 빨리 진행되지 않았고, 심의위원회 위원들의 일정 때문에 회의 소집 자체도 쉽지 않았다"며 "결정이 늦어진 것 같지만 다른 안건 처리와 비교할 때 결코 늑장대처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또 "청장 결재 등 필요한 행정절차를 거쳐 최대한 서둘러 발표한 것"이라며 "주5일제가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고려하지 않고 토요일 일과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언론에 알리게 돼 결과적으로 오해를 받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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