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6백50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한 우크라이나가 미국 및 폴란드와 철군 협상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라크에 5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한 국가이나 국내 철군 여론이 높자 10월 대선을 앞두고 파병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5번째 파병국 우크라이나, 이라크 철군협상 시작**
AP 통신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 “우크라이나가 이라크에서의 병력 감축 및 종국적으로는 철군을 위해 미국 및 폴란드와 철군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철군 협상은 이라크 파병국간에 진행되고 있는 가장 최근의 철군 협상으로 우크라이나는 이라크에 5번째로 많은 1천6백50명의 군병력을 파병한 국가라 다른 파병국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체슬라브 볼로뉴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이같이 밝히고 “병력 규모 감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철군 시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또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경호하고 있던 몇몇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 임무를 이라크군에 넘기기 시작했다”며 “이라크 국경 수비대가 우크라이나군 맡았던 이라크-이란 국경 부분 순찰을 넘겨받았다”고 말해 이미 철수 준비를 상당부분 마쳤음을 시사했다.
***“이라크 치안악화가 주요 원인”**
철군 협상을 벌이는 배경에 대해 볼로뉴크 국방부 대변인은 “아마도 이라크에서의 점증하는 폭력상황과 관련있다”고 밝혀 이라크 치안악화가 철군 결정을 내린 가장 중요한 이유임을 밝혔다.
실제로 28일에도 이라크군 병사 10명이 우크라이나군과의 합동작전을 벌이다 부상당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이라크 중남부를 담당하고 있는 폴란드 사단에 소속돼 작전을 수행중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군 병력 7명도 이라크에서 사망했는데 이가운데 3명은 지난 4월 교전중 사망했으며 이밖에 20명의 우크라이나군 병력도 부상당했었다.
이에 앞서 예브헨 마르추크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철군협상은 올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시작됐다”며 “지난달 이스탄불 나토 정상회담에서도 협상이 지속됐다”고 밝혀 오랫동안 철군을 고려해왔음을 시사했다.
***10월 대선 앞두고 국내 철군 여론 고조**
한편 우크라이나 국내의 철군 요구 여론도 철군협상 시작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사실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에 반대해왔으나, 레오니드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라크 후세인 정부에 레이다 시스템 판매 승인을 했다는 비난을 받는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파병했었다.
이에 따라 파병을 결정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증가 일로에 있는 국내 파병 반대 여론과 철군 압박에 놓여있었다. 특히 오는 10월 3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철군 여론은 상당히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치안악화 및 정치단체 설득 위해 이라크 국민회의 개최 연기**
한편 이라크 치안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결국 31일 열릴 예정이던 이라크 국민회가 유엔 요청으로 2주 연기됐다.
국민회의는 31일부터 바그다드에서 전국 18개주에서 선출된 1천여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정부의 입법부 기능을 수행할 과도국민위원회(INC)를 구성할 예정이었다. INC는 예산승인, 행정명령에 대한 거부권, 각료 임명권 및 내년 1월 실시될 예정인 총선에 대한 세부 규칙 제정권 등을 갖게 된다.
국민회의 개최 연기는 28일 이라크 북부 바쿠바에서 주권이양 이후 최악의 자살차량폭탄공격이 발생하는 등 치안이 악화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국민회의는 그동안 저항세력의 주요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었다.
그러나 푸아드 마숨 국민회의 준비위원장은 치안 문제가 회의 연기의 핵심 요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숨 위원장의 보좌관인 압둘 하림 알 루아이미는 이에 대해 개최가 연기된 이유는 회의에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여러 청치단체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큰 인지도를 얻고 있는 과격 시아파 지도자 알 사드르를 비롯, 수니파내에서 영향력이 큰 이슬람 학자연합은 국민회의 참가를 거부했으며 여러 정치단체들이 국민회의 참가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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