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총선 출마 위해 청와대 '사표'

사퇴 시한 하루 전 고별 인사...고민정 "이제 '국민의 입' 되겠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유송화 춘추관장이 4.15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문재인 정부 대변인 3명과 춘추관장 2명 모두 총선에 출마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고 대변인은 4.15 총선 전 공직 사퇴 시한(16일) 하루 전인 15일 춘추관을 찾아 "문재인 정부는 참모들뿐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정부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랬기에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올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부터) 3년 동안 '대통령의 입'으로 활동했는데 이제 제 소신과 정치적 목표를 향해 국민의 입이 되려고 한다"며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멋지게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을 첫 임무로 출범했다. 그 과정에서 제2부속비서관과 춘추관장으로 일한 경험은 제게 큰 자부심으로 남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제는 그 자부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걸어볼까 한다"며 "두렵기도 하지만 꿈을 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갈 수 없다. 사람을 귀중하게 여기는 정치, 이웃에 힘을 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총선 출마를 위해 15일 사퇴 의사를 밝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왼쪽)과 유송화 춘추관장. ⓒ연합뉴스

청와대 내 총선 출마자 인사 마무리돼

고 대변인의 경우 경기 고양 지역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서울 광진을과 동작을, 경기 의정부을과 성남 분당을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은 여권의 출마 제의를 받고 고심 끝에 최근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은 지난 대선 당시 '인재영입 1호'로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부대변인으로 청와대에 입성해 지난해 4월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유 관장은 서울 노원구에서 구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만큼 노원지역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유 관장은 제2부속비서관으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보좌하다 지난 1월 춘추관장에 임명됐다.

권향엽 균형인사비서관 역시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4.15 총선 공직 사퇴시한인 16일 하루 앞두고 청와대 내 총선 출마자들에 대한 인사가 마무리됐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로 공석이 된 비서관 자리의 경우 검증 작업을 마치는 대로 후임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때까지 대변인 역할은 한정우 부대변인이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출신 출마자 60여 명...대통령 후광 효과 볼까

4.15 총선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어림 잡아 60여 명에 이른다. 이번이 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전국 단위 선거이기 때문에 '다음은 없다'는 절박한 생각이 총선 출마 결심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청와대 후광 효과에 힘입어 꽃길을 걷게 될지 주목된다.

촉각이 모아지는 후보 가운데 첫 손가락으로 문 대통령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윤 전 실장이 꼽힌다. 지난 6일께 총선 출마 소식이 알려졌다. 윤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시절부터 대통령 임기 절반 이상을 함께 하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던 인물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며 "겸손하지만 뜨겁게 시작하겠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이 유력하다는 게 당 내부의 관측이다.

주형철 전 경제보좌관도 윤 전 실장과 함께 지난 6일 사의를 밝히면서 임명된 지 불과 10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주 전 보좌관은 대전 동구 출마가 거론된다.

일찌감치 청와대를 떠나 지역구 정비에 나선 수석과 비서관들도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갔다.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전북 익산을에서,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은 경기 성남 중원에서,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은 서울 관악을에서,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은 서울 양천을에서 출사표를 내고 지역구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입을 대신했던 박수현·김의겸 전 대변인들도 자신의 고향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박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지역에서 김 전 대변인은 전북 군산에서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불출마를 선언한 진영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표심 다지기에 한창이다.

이들을 포함해 비서관급 후보자는 20여 명이며, 행정관까지 포함하면 최대 6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