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1백여명, ‘예루살렘 행사’ 참석차 출국강행

정부 만류 및 경고 불구, 중동권서 대규모 개신교 행사

개신교 신도 1백여명이 이슬람 국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정부의 경고와 만류에도 불구, '예루살렘 예수행진 2004' 행사 참석차 이스라엘 출국을 강행했다. 최근 한국인에 대한 테러 첩보도 입수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개신교 1백여명, '예루살렘 행사' 참석차 출국 강행**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26일 "이 행사 참석을 위해 시리아,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다른 나라를 거쳐 행사지인 이스라엘로 향하는 5개의 '단기순례팀'이 이미 출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략 한 팀당 10∼30명으로 구성돼 총 인원이 1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 이들 '단기순례팀'은 길게는 한달 일정으로 중동 일대 성지순례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이에 따라 이들이 경유하는 국가 소재 한국공관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하고, 현지에서 재차 신변안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는 이와는 별도로 본 행사가 개최되는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정부와 합동으로 안전대책반을 운영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이스라엘 대사관에 이스라엘 정부와 함께 합동대책반 관련 사전 교섭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부측은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정부와 안전대책을 협의하는 것이 정부가 '예루살렘 예수행진 2004' 행사를 허가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는 단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행사 중지를 촉구했다.

***8월 7~10일 중동권서 대규모 기독교 종교행사, 테러우려 높아**

'예루살렘 예수행진 2004'는 외교부에 해외봉사활동을 주목적으로 등록한 국내 개신교 단체인 '아시아문화협력개발기구'가 주관하는 것으로, 이스라엘 예루살렘-팔레스타인 베들레헴 간 약 5km 구간에서 평화행진과 각종 문화 프로그램을 핵심으로 8월 7∼10일 개최될 예정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행사가 평화행진 등 순수한 평화행사라고 강조하는 주최측의 설명과 관련 행사 참석인원이 국내외 거주 한국 개신교 신도 2천300여명에 이르는데다 행사 개최지가 '테러 상시 발생지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점에서, 행사가 강행될 경우 정부는 만의 하나 테러 또는 현지 주민들과 충돌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주관단체에 행사 취소 또는 연기를 요청하고 아직 떠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지금도 출국을 만류하는 등 행사참석포기를 촉구하고 있으나 법적으로는 이들의 출국을 금지할 방법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또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이라크 무장단체 '알 타우히드 와 알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김씨를 살해한 이유가 한국군의 추가 파병 이외에도 가나무역의 종교사업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띄운 적이 있어 지금처럼 민감한 순간에 이슬람권에서 개신교 종교행사를 하는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외국인을 노린 테러 납치가 발생하는 등 이라크 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고 정부에 한국인을 노린 테러 첩보가 입수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위기감은 더욱 큰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