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다른 나라의 탄도 미사일 발사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일본이 그동안 견지해온 평화헌법에 기초한 방위정책에 전면 배치되는 것으로,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을 촉구하는 등 최근 일련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日, ‘적기지 공격능력보유’ 검토”. 방위계획대강 개정에 반영될 듯**
일본 아사히신문은 26일 “일본 정부는 올해 말로 예정된 ‘방위계획대강’ 개정과 함께 다른 나라의 탄도미사일 발사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적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방위계획대강 개정을 위해 일본 방위청 내에 설치된 ‘방위력검토위원회(위원장: 이시바 시게루 방위청 장관)’가 이러한 능력 보유 방안을 검토중이며 최근 이 위원회는 자체 의견을 정리한 ‘논점정리’에서 탄도 미사일에 대처하기 위한 적기지 공격관련, “계속 미군에 맡기되, 일본도 침략사태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공격 능력 보유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일본 정부가 도입키로 결정한 정밀유도폭탄을 적기지공격에 사용하고, 이밖에 대함 미사일을 개량해 육상공격도 가능하게 한 미군의 ‘하푼 2’(사정거리 2백km), 순항미사일 ‘토마호크’(사정거리 2천km), 경항공모함 등도 적기지 공격능력을 위해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적기지공격능력 보유 여부와 관련 이시바 방위청 장관은 지난해 3월 국회에서 “검토할 만하다”고 밝혀 종래 정부 방침 전환을 강하게 시사했으나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검토할 생각이 없으며 일본은 전수 방위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전수방위 원칙 따른 방위정책에 전면 배치**
일본은 그동안 전수 방위를 기본으로 하는 평화헌법에 따라 다른 나라 기지를 공격하는 능력을 보유하지 않고 공격은 미군에 맡긴다는 방위 정책을 유지해 왔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내에서 지난 1956년 “유도탄 공격을 방위하기 위해 다른 수단이 없는 경우 적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자위 범위내에서 가능하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었지만 1959년 “타국에 공격위협을 가하는 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헌법 취지가 아니다”는 방침에 따라 적기지의 직접 공격 무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공공연히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을 요구하고 일본 국내에서도 내년 말까지 평화헌법을 개정하자는 폭넓은 주장이 제기되면서 적기지 공격능력보유 주장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강조하며 자국의 군사능력을 강화하려는,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문은 “일본이 독자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전수방위에 비추어 지위권 범위내라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견해지만 이전에는 그러한 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내에서도 적기지 공격능력보유 여부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방위력검토위원회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한 정부 관계자는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보유하면 동북아시아에 위협을 가해 외교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방위청 관계자도 “토마호크나 경항공모함은 전수방위라기보다는 적국을 공격하기 위한 장비”라며 비판을 가했다.
***日 정부, 주일미군재배치 관련, 미군사령부 이전부터**
그렇지만 일본 정치권이 강하게 군사대국화 드라이브를 걸면서 국민 여론을 거론, 평화헌법 개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서 적기지 공격능력보유 문제도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도 미-일 동맹 강화를 통해 동북아에서 일본에 상당 부분의 역할을 지울 방침을 노골화하고 있어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용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은 재외주둔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괌 및 미국 본토의 육.공군 사령부의 일본 이전을 추진 중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러한 주일미군 재배치 관련, 미국 제안에 대해 해당 지자체의 반발이 비교적 작은 일부터 처리키로 하고 괌 제13공군사령부와 워싱턴 소재 미 육군 제1군단사령부 이전을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방침을 정했다.
미국은 이에 따라 이르면 미 대통령 선거전인 10월경 양국 외무.국방장관이 참석하는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합의를 도출한다는 목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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