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8개월의 임기를 마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4일 정부 청사를 떠나 당으로 간다. 이 전 총리는 "인생 최고의 행운이자 영광"이었다며 총리직을 마치는 소회를 전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본관 앞에서 열린 자신의 환송 행사에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국민과 국가와 정부에 도움이 되도록 저의 모든 것을 쏟아 노력하겠다"며 "부족한 저를 사랑하고 질책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흠이 많은 저를 성심으로 도와주신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제가 총리로 일하며 얻은 모든 경험은 앞으로 저에게 매우 소중한 자산이자 거울로 기여할 것"이라며,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총리직을 떠난다. 공직자 역량과 충정을 믿기에 그렇다. 특히 경륜과 역량과 덕망을 두루 갖추신 정세균 총리가 취임하시기 때문에 저는 든든하다"고 후임인 정세균 국무총리를 치켜세웠다.
환송 행사에서는 이 전 총리가 태풍 '미탁' 발생 당시 여러 차례 방문했던 강원도 삼척 신남마을 김동혁 이장이 직접 나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 전 총리는 환송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오전 9시에 당에 인사를 하러 간다"며, 향후 역할에 대해 "저도 궁금하다. 제가 (어떤 역할을) 기대하거나 탐낼 처지는 아니다. 어떤 책임이 저에게 맡겨질지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대표를 만나고, 당에서 우리가 감사 말씀을 전달하는 세레모니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이 총리의 거취에 대해서는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될 것이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여러차례 대표와 당이 어떤 역할을 요구하면 무엇이든 하시겠다고 말씀 하신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총리가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구에 아파트 전세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며 4월 총선 종로 출마가 거의 확정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총리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총리는 최근 종로 소재 한 아파트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종로 아파트에는 다음달 초 입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종로로 이사한 것은) 종로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종로로 지역구 출마를 하면서 공동 선대위원장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위원장을 한다고 해서 자기 지역구를 내팽게치고 전국을 뛰는 게 아니니까 종로를 열심히 하면서 전국 선거도 돕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전 총리의 종로 출마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며 "당에서 이 총리에게 어떤 역할을 요구하는지에 따라 이 총리가 종로 출마를 안 할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종로 출마 확정을 경계했다. 이어 "당 입장에서는 이 총리가 한 지역구에 몰두하는 것보다 전국적 인지도를 활용해서 선대위원장 등을 맡아 선거판 전체를 끌어주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종로행을 택한다면 4월 총선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종로를 두고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황 대표는 "험지 출마"를 천명했고, 한국당 당내에서도 우려와 함께 "종로로 나올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만만치 않다. 이 총리는 지난 12일 광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황 대표와의 맞대결 가능성에 “상대가 누구라 해서 도망갈 수도 없는 일 아닌가"라며 "가부간 정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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