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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윤석열 총장에 '확실한 변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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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윤석열 총장에 '확실한 변화' 경고했다

[신년 기자회견] 윤 총장 '추미애 항명' 논란에 "인사 프로세스 역행" 지적

문재인 정부 들어 세 번째로 열린 신년 기자회견의 부제는 '확실한 변화'였다. 문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정치, 사회, 외교 등 각 분야에 확실한 변화를 다짐했다. 그리고 검찰을 향해서도 '확실한 변화', 검찰 개혁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검찰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며 "검찰 개혁은 검찰 스스로 우리가 주체라는 그런 인식을 가져주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으로 검찰의 기소독점권이 사라진 데 이어 전날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면서 제도적인 개혁 작업이 완료됐음에도 검찰 내부의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한 것.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항명 논란과 청와대 압수수색 상황에 이르기까지 검찰과 정부의 갈등 상황이 끊이지 않으면서 기자들의 이목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 여부에 쏠렸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윤 총장을 신뢰하냐'는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줘야만 수사 관행뿐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 문화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14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다만 '항명 논란'과 관련해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추 장관의 손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보도에 의하면 (검찰이) 법무장관이 인사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다고 했다는 것인데, 이는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인사에 대한 의견을 말해야 할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이 와서 말해달라, 그러면 그것도 얼마든지 따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제3의 장소에서 명단을 가져와야만 할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인사 프로세스 역행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그 한 건으로 윤석열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총장의 잘못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일종의 경고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검찰이 초법적인 권한과 권력, 지위를 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인사권은 법무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면서 거듭 쇄신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검찰 수사와 검찰 개혁이 청와대에 대한 수사와 맞물리면서 권력투쟁처럼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검찰개혁은 정부 출범 이후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작업이고, 청와대 수사는 그 이후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다. 결부시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요즘 일어나는 많은 일들은 검찰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며 "윤 총장이 조직문화나 수사관행을 고쳐가는 일까지 앞장서준다면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애틋한 마음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에 대해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국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그리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어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고초, 그것만으로도 아주 큰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도 좀 호소하고 싶다"며 "조 전 장관은 놓아주고 앞으로 유·무죄는 재판 결과에 맡기자. 그 분을 지지하는 분이든 반대하는 분이든, 그 분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 내각 구성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총선이 지나고 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서도 내각에 함께할 만한 분이 있다면 함께 하는 노력을 하겠다"며 "전체 국정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부처의 목표 방향에 대해 공감한다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야당 인사들에게 입각을 제안한 바 있었고, 더 비중있는 통합의 정치나 협치의 상징이될 만한 그런 부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며 "모두가 협치나 통합정치라는 취지에 대해선 다 공감하면서도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을 통해서 우리 정치문화도 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개헌 추진 의사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그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것은 국회의 몫"이라며 "다음 국회에서라도 총선 시기 공약 등을 통해 개헌이 지지받는다면 그다음 국회에서 개헌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본 없는 대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목하고, 고민정 대변인이 보조 진행을 맡았다. 질문 경쟁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치열했다. 200명 가까운 내외신 기자들의 끊이지 않는 질문으로,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넘긴 100여 분이 소요됐다. 다만 이번이 세 번째 기자회견인 만큼 앞선 해보다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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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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