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총선, 민주당 과열경쟁 ‘위험신호’

과열경쟁 조짐에 예비후보 원팀 구성 제안

경남 거제에서 총선을 준비 중인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과열양상이다.

그 만큼 당내 공천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지만 공천후유증이 예상되는 위험신호이기도 하다.

거제에서는 김해연 전 경남도의회 의원과 문상모 전 서울시의회 의원, 백순환 전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이 꾸준히 지역텃밭을 다지며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고 최근 이기우 전 교육부차관이 공천전에 가세하면서 4파전 양상이다.

ⓒ프레시안(서용찬)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장을 배출한 경험에 한껏 고무된 민주당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거제도에 민주당 깃발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가장 먼저 이기우 전 차관의 인재영입 입당을 두고 신경전이 일었다.

이 전 차관 진영에서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은 거제 출신 이기우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내년 총선 전략지역에 투입될 정치 신인으로 전격 영입했다' 는 보도자료를 냈다.

흡사 전략공천을 위해 투입된 양 소문이 나면서 예비후보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일부 후보는 이기우 예비후보를 향해 “과거에 있었던 사람을, 어떻게 보면 적폐라고 하면 뭐하지만 교피아가 아닌가? 교피아를 영입했다는 것 자체도 잘못했다. 74살로 나이까지 많다 보니 본선 경쟁력도 의심스럽다. 본선 경쟁력 없는 사람을 무슨 의도로 영입했는지 당의 의중이 의심스럽다” 고 혹평했다.

이기우 전 차관은 “자신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것은 맞지만, 국회의원은 중앙에서 얼마나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팔씨름(힘싸움)하는 자리는 아니다. 자신있다면 등산, 100미터 달리기, 5킬로미터 마라톤 등 한판붙어 보자”고 응수했다.

선거사무실 때문에도 백순환 후보진영의 심기도 매우 불편하다. 공교롭게도 이유가 이기우 예비후보 때문이다. 백순환 예비후보가 선거사무실로 사용하는 같은 건물에 선거사무실을 차려 외벽에 경쟁적으로 현수막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백순환 예비후보 측은 “늦게 입주한 사람들이 이렇게 불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네요. 남의 사무실을 애워싸듯 이게 뭡니까. 갑질도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안해요. 함께가는 더불어민주당 동지가 맞나요. 참으로 인정 사정 없는 정치현실에 화가난다” 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여론조사를 벌이면서 특정후보를 제외시키거나 예비후보 활동과 관련있는 사진 한장을 문제삼아 선관위에 고발하는 등 당내 후보들끼리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은 당내 후보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원팀구성 제안까지 나왔을 정도다.

선거판을 민주당 중심으로 이끌어보려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라면 모를까 과열되는 선거전이 본선에 결코 이롭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고 진정하자는 목소리다.

문상모 예비후보는 “최근 백순환 예비후보를 제외한 채 실시한 여론조사는 상대를 존중하는 원팀 정신에 위배된 것”으로 “재발방지를 위해서, 더 나아가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선문화를 정착시켜 당원들과 시민들이 인정하는 완전한 승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원팀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원팀을 제안했다.

원팀 제안이유를 “2018년 거제시장 선거에 이어 2020년 거제시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민주당이 승리하고 더 나아가 성숙한 정치문화풍토를 조성,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개인의 승리가 아닌 시민모두의 승리로 돌려 사회통합을 이끌어내야 위기의 거제시를 구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후보들도 원팀제안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백순환 예비후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과열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된다면 서로에게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고 했다.

이어 “우리들의 상대는 더불어민주당에 몸 담고 있는 동지가 아니라 수구 기득권세력인 자유한국당이다. 우리끼리 과열경쟁으로 경선 이후 서로 협력하고 승복하는 조건을 사전에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갈등과 반목 속에서 자유한국당을 상대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해연 예비후보는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최종후보가 가려질 때가지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위한 원팀구성은 당연하다. 다만 이런 원팀구성건도 사전에 후보들간의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발표되는 형식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후보경선을 축제로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에서 치러지는 총선에서 시장에 이은 민주당 국회의원 탄생이라는 또 한편의 드라마를 원팀구성으로 완성할 수 있을지 예비후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