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기간 동안 미국 등이 자국 특수부대 4백명을 그리스에 주둔시킬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 그리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으나 사실상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이 강한 압력을 행사, 그리스 국내법과 올림픽 전통에는 어긋나지만 나토군 이름으로 편법 허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YT, “그리스, 미 압력으로 특수부대 4백명 주둔 허용”, AFP 등 외신 확인**
AFP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그리스 정부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이 아테네 올림픽 기간 동안 자국 운동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장경호원을 파견하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 그리스 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 뉴욕타임스 기사와 관련, “기사에 적시돼 있는 모든 내용은 다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과 그리스 관리들을 인용, “그리스는 4백명의 특수부대 무장병력을 파병하겠다는 미국의 강한 압력에 미군의 그리스내 주둔을 허용할 것이며 미국 이스라엘 영국 보안요원들도 올림픽 기간 동안 무장을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특수부대 병력 이외에도 운동선수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두 딸 및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 등 고위인사 경호를 위해 1백명 규모의 무장 경호원 파견도 요구했고 미 연방보안국(FBI)도 테러공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 인질구출팀, 증거수집팀, 분석팀 등도 보낼 예정이다. 미 정부 관리에 따르면 이들 역시 무장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올림픽 기간 동안 자체 보안요원을 무장시킨 국가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 자국 선수단의 ‘인질극 참사’를 경험했던 이스라엘이 유일했었다. 이스라엘은 이후 개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보안요원 무장을 강행했었다.
***그리스 “반미감정 및 국내법 위반, 타국 반응 고려, 공표하진 않을 듯”**
NYT에 따르면 그러나 이러한 미국 방침은 반미감정을 더욱 야기할 가능성 때문에 공식 발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결정은 그리스 영토내에서 외국 정부 관계자의 무기 소지를 금지하는 그리스 국내법 위반과 올림픽 전통에도 어긋나며 다른 국가의 유사 요구가 쇄도할 가능성 때문에 더욱더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YT 기사 이후 이오르고스 불가라키스 공공질서 장관은 민영 라디오 ‘플래시’와 인터뷰에서 ‘운동선수들이 외국의 무장 경호원들에 의해 경호받을 것’이라는 보도를 부인했다.
불가라키스 장관은 “운동선수들은 경호받을 것이지만 경호요원들은 무장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리스 당국만이 전적으로 운동선수들 안전에 책임을 질 것”이라며 “뉴욕타임스가 사실이 아닌 것을 기사화했던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며 NYT 기사를 강하게 부인하고 불만을 표시했었다.
그는 또 “무장경호원 문제는 국제법과 양자합의에 따라 외국 지도자를 수행할 때만 제기되는 것”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도 올림픽 개최지에서 무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 나토군 이름으로 주둔”. 올림픽 보안비용 벌써 15억달러**
그리스 정부의 공식 표명에도 불구하고 미국 무장병력 주둔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미군병력은 미군이라는 표식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 명목으로 주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나토군 관리도 NYT에 “미 정부는 그리스에서 정치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그리스 정부가 나토에 지원을 요청하도록 설득했다”고 말했다.
AP 통신도 “병력을 어디로 배치할 것인지는 그리스 정부에 달려 있지만 그러한 결정은 나토최고 사령관이자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인 제임스 존스 장군과도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올림픽 기간 보안조치는 근본적으로 미군을 연루시키지 않고 단지 나토 임무가 될 것이며 그리스-나토 관계 외에 어떤 것도 진행되는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나토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 미군이 ‘나토의 우산’아래 활동할 방침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그리스 정부는 나토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확인하고 “나토는 그 요청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그러나 지난달 이미 공중조기경보기(AWACS)와 해안감시선, 생화학무기공격 방어훈련을 받은 부대와 정보 등을 제공했었다.
또한 이러한 보안 조치와 국제적 요구로 이미 이번 올림픽에 투입되는 보안경비는 올림픽 사상 최대인 15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패트로스 두카스 그리스 재무차관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새로운 경비가 추가될 것”이라고 말해 그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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