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기간중 과거사 문제를 언급 않겠다"는 노무현대통령의 21일 발언에 대해 역사단체와 민주노동당이 비판하고 나섰다.
***역문연 "내년 일본극우의 준동 예견되는데..."**
역사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을 역임한 장신 연구원은 노대통령 발언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지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장 연구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과거사 진상 규명 작업의 성과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 같다"며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국내 과거사 진상 규명 작업을 놓고, '이제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다 했다'는 식의 이번 발언은 국내 과거사 진상 규명 움직임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한․미․일 동맹 강화와 같은 국제 정치적 맥락에서 나온 외교 발언으로 보이나 뒷감당을 할 자신은 있는지 묻고 싶다"며 "한․일 과거사 문제나 최근 불거지는 중국과의 고구려사 문제 등은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 연구원은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저런 발언을 하고 나면 이후 학계나 정부의 발언할 수 있는 입지가 매우 좁아진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장 연구원은 또 "2005년에 일본에서 역사학 교과서 검정이 예정돼 있다"며 "고이즈미 총지의 일련의 '망언'이나 최근 일본 사회의 우경화 분위기를 볼 때 지금보다 내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많은데, 그럼 그 때도 입 꾹 다물고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장신 연구원은 노 대통령의 '다케시마' 발언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노동당 "역사의식이 있기나 한가"**
민주노동당의 박용진 대변인도 22일 '대통령과 여당, 역사의식이 있기나 한가'라는 논평을 통해 노대통령 발언과 앞서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의원의 "친일조사대상에서의 박정희 배제" 발언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우리 국민들은 묘하게도 같은 시기에 대통령과 여당 내 주요인사인 이부영 의원의 발언을 통해 정부여당이 과거사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가를 알게되었다"며, 우선 노대통령에 대해 "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제의 강제점령기 만행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기하지 않겠다면 누가 그걸 하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정신대 피해여성들처럼 국민들 중 피해자 개개인이 알아서 할 일인가"라고 물은 뒤 "그건 정부가 해야할 기본적인 역할을 뻔뻔하게 포기하는 것이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부영 전의원 발언에 대해선 "대표적인 친일행위자로 독립군을 살상했고 우리 현대사에까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던 박정희를 친일진상규명 조사 대상자에서 뺀다면 도대체 누굴 대상으로 역사바로세우기를 하겠단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누구 마음대로 한일과거사를 묻어두고 친일부역자의 행위를 빼준단 말인가. 누가 대통령과 여당에게 그럴 권리를 주었단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여당은 늘 자신들의 정치행위가 개혁과 역사바로세우기라고 선전해 왔다"며 "그러나 오늘 그들의 발언으로 역사의식의 부재를 넘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오만함의 단면을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 없는 지혜는 잔꾀로 흐르고 민심 없는 정치는 술수로 흐른다"며 "대통령과 여당은 오늘 자신들의 모습이 '잔꾀와 술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반성하고 되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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