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초등학교 오전에 교과 수업 종료" 추진

장애물 많아 빨라야 2006년부터나 가능할 듯

이르면 2006년부터 초등학교 정규 교과 수업이 오전에만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초등학교 교육 틀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교과 수업 마치는 방안 추진"**

교육인적자원부가 초등학교 정규 교과 수업은 오전에만 하고, 오후에는 인성ㆍ창의성ㆍ특기 적성 교육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초등교육체제 개편을 추진중인 사실이 22일 알려졌다.

정규 교과 수업은 오전에 끝내고, 오후에는 학교가 마련한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학생 희망에 따라 선택하게 해 특별활동 중심의 학습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한국교육개발원 등에 '초등학교 수업시간 수 조정'과 '방과 후 학교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하고, 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책안 추진이 확정되더라도 ▲교육과정 조정, ▲특별 프로그램 마련, ▲교사ㆍ외부 강사 확충 등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다, 시범 운영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전망이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빨라야 2006년 이후에나 실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교육부는 일부 언론 보도 직후 "초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은 있으나, 구체적인 추진일정 또는 세부추진계획 등은 검토한 바가 없다"며 검토중인 사안임을 강조했다.

***"초등학교 수업시간 수 OECD 200~300시간 많아"**

이번 교육부의 초등교육 과정 개편안은 그간 교육부가 추진한 일련의 정책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교육과정상 초등학교 연간 수업시간 수는 830~1088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88~760시간을 크게 앞지르고 있어, 수업시간 수 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2000년부터 교과별 학습량을 최적화하고 학습수준을 조정하는 7차 교육과정이 도입돼, 현재도 초등학교 오후 수업은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이 각각 2시간씩 실시돼 주요 교과목 수업은 오전에 이뤄지고 있다.

또 최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사교육비 경감 방안'은 '방과 후 학교' 추진을 강조해 왔다. 예체능이나 컴퓨터 교육, 현장 탐사 등 체험 활동 중심 교육을 학교 안에서 해결해 학부모의 초등학교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이번 교육부의 초등교육 과정 개편안은 이런 추세를 교과 과정 개편에 대폭 반영한 것이다.

***장애물 산적, 세심한 준비가 관건**

한편 이번 교육부 방안이 확정되더라도, 시행되고 성공적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여러 가지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

현실적으로 정규 수업 후 오후에 학생들에게 제공될 양질의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 지역 사회의 척박한 '교육 인프라'도 이런 우려를 더욱더 가중 시킨다. 현재도 방과 후 특기 적성 교육이 실시되고 있으나 그 내용이 빈곤해 학생ㆍ학부모의 참여가 저조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운영도 문제다. 강사 확보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교사 수 확충, ▲교사의 특별 활동 프로그램 운영 능령 고양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급격한 교과 과정 개편으로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서는 과목수를 줄이는 대신 교과 내용을 압축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