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이라크에서 발빼기’가 구체화되고 있다. 17개국으로 구성된 ‘폴란드사단’을 이끌고 있는 폴란드조차 내년 1월까지 1천5백명을 줄일 것이며 이들 병력을 점차 아프간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질로 잡혀있던 이집트인은 19일 석방됐다.
***폴란드,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 규모 줄이고 대신 아프간에 투입”**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방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마레크 벨카 폴란드 총리는 회견을 마친 후 “이라크에서 점차적으로 폴란드군 수자를 줄일 계획”이라며 “이 감축분으로 앞으로 아프간에 보다 많은 병력을 배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벨카 총리는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국제 임무 수행은 똑같이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아프간에서의 폴란드군의 임무는 이라크 문제로 가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라크에서는 빠져나오는 대신 아프간에서의 활동영역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폴란드는 나토 회원 자격으로 현재 아프간 카불 외곽 바그람 공군기지에 약 2백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폴란드는 그러나 이라크에는 2천4백명의 병력을 파병, 17개국, 8천여명으로 구성된 ‘폴란드 사단’을 이끌고 있는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내년 1월, 2천 4백명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 최대 1천5백명 철수**
한편 벨카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폴란드의 '이라크에서의 발빼기'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벨카 총리는 아프간을 방문하기 앞서 18일 이라크 주둔군 사령관 교체를 위해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 사령부인 ‘캠프 바빌론’을 방문한 자리에서 “2005년초부터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 규모를 실질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벨카 총리는 이날 폴란드 뉴스 채널 TVN24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히며 “다음번 교체 병력은 이번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 규모 축소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폴란드군은 2005년말까지는 주둔할 것”이라면서도 “이라크군대가 점차 강해져 우리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며 2005년 이후에는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의 역할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국적군은 아마도 다른 방식으로 조직될 것이며 어쩌면 다국적군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폴란드 정부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이는 국내적으로 폴란드군의 이라크 주둔 반대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폴란드 국방부는 이미 지난주에 현 2천4백명 주둔병력 가운데 1천명에서 1천5백명을 2005년 1월에 감축할 것임을 발표했었다.
***납치됐던 이집트인 석방**
한편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7월초 무장저항세력에 납치됐던 이집트인 트럭 운전사는 19일 무사히 석방됐다. 바그다드 주재 이집트 이익 대표부의 모하마드 맘두 쿠틉 참사관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납치됐던 사이드 모하마드 사이드 알 가르바위와 함께 이라크에서 사우디 국경을 건너가고 있다”며 석방 소식을 확인했다.
쿠틉 참사관은 “그와 함께 대사관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의 건강은 양호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석방 대가로 몸값을 지불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납치했다고 밝혔던 ‘이라크정통저항운동’이라는 단체는 인질 몸값으로 1백만 달러를 요구했었으나 가르바위를 고용했던 사우디 회사는 1만5천달러만을 줄 수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고용주인 이 사우디 회사는 이라크에서 사업을 철수하라는 무장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14일 “우리 회사 운전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라크에서 즉시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사우디 등 걸프 지역에는 수십만명의 이집트인 인력이 고용돼 있는 상태인데 이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외화는 이집트 4대 외화 소득원 가운데 하나로 이집트 정부는 이번 사태에 크게 긴장했었다. 지난달에도 또다른 이집트인 트럭 운전사가 납치됐다 2주후 풀려난 바 있다.
한편 일부 병력 철수 이후 남아있던 이라크 주둔 필리핀군은 인질로 잡혀 있는 자국민 석방을 위해 19일 폴란드군 사령부에 철수 신고를 한 뒤 6대의 차량을 이용, 이라크에서 모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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