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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리핀 정부에 '조기철군 철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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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리핀 정부에 '조기철군 철회' 압박

美국무부 "필리핀에 실망", '친미라인' 총동원설, 불가리아 인질 피살

미국이 필리핀 정부가 자국민 인질 구출을 위해 이라크에 파병된 필리핀군을 신속히 철군시키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필리핀 발표에 실망했으며 이는 테러단체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며 노골적 불쾌함을 표시하며, 조기 철군 방침을 철회하라고 다각도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무장저항세력에 인질로 잡혀있던 불가리아인 2명 가운데 1명이 불가리아 정부가 무장세력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해됐다.

***미국 국무부, “필리핀 발표에 실망”**

미국은 이라크무장세력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기 철군을 발표한 필리핀 정부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며, 아로요 필리핀 정부에 대해 조기 철군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다각도로 압박하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마닐라 주재 미 대사관이 필리핀 정부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며 “세기스 필리핀 외무차관의 성명발표에 실망했으며 이는 납치단체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필리핀 정부의 발표내용은 철군날짜와 관련해 불분명하다”며 “필리핀 정부와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해, 필리핀 정부에 대한 조기철군 방침을 철회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13일에는 실제로 프란시스 리치아돈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을 찾아가 이같은 미국 정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와 관련, “미국이 필리핀 정부에 납치된 필리핀 트럭운전사를 구출하기 위해 필리핀 군경병력을 조기에 철수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아로요 정권 일각에서도 아로요 대통령의 결단에 불만을 품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필리핀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조기 철군 발표가 나온 직후인 13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군은 절대로 조기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국제외교가 일각에서는 미국이 필리핀 정부와 군부내 '친미세력'들을 총동원해 아로요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불가리아 인질 살해돼**

이런 가운데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불가리아인 1명이 살해됐다.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14일(현지시간) “불가리아인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던 알 타우히드 알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그 중 한명을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이날 “무장저항세력이 비디오테이프를 보내왔다”며 “납치세력은 자신들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24시간안에 나머지 한 명도 살해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그러나 살해 장면은 보도하지 않았다.

이 단체는 고 김선일씨와 미국인 닉 버그를 살해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지휘하는 단체로 알려지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9일 “불가리아인 2명을 납치했다”며 “만일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 주도 점령군이 10일까지 이라크 구금자들을 모두 석방하지 않으면 이들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들 불가리아인들은 트럭 운전사로 비디오화면속에는 3명의 검은색 복면을 한 무장단체원들이 등장해 있으며 불가리안 인질 가운데 한 명인 게오르기 라조프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불가리아 정부 대변인도 인질 살해 소식을 확인하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나머지 한 명의 불가리아인을 구출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것”이라면서도 “그가 살아있을 24시간동안 기도할 것”이라고 말해 납치단체와의 석방교섭이 실패했음을 시사했다.

불가리아는 현재 4백80명의 군병력을 이라크 중부에 파병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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