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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천안함 침몰, 북한과 국제사회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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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천안함 침몰, 북한과 국제사회가 보고 있다"

"내가 배를 만들어 봐서 아는데 파도에도 그리 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북한과 국제사회가 보기 때문에 이런 일을 계기로 차분히 원인을 조사하고 국가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의 긴급 조찬에서 이같이 말하고 "4월 국회에서 (천안함) 문제가 안보적 차원이기 때문에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보고 있다"고 한 것은 전날에 이어 다시 한 번 '북한 개입설'과 거리를 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G20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 차분한 대응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강조했다고 한나라당 정미경 대변인이 전했다.

▲ 악수하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특사로 해외를 방문하고 돌아온 한나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검하고 있지만, 북한이 개입됐다고 볼 만한 증거는 아직 없다"며 "증거 없이 (북한 관련설을)얘기할 경우 러시아나 중국 등 주변국에서 증거를 대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내가 배를 만들어봐서 아는데 파도에도 그리 될 수 있다. 높은 파도에 배가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과정에서도 생각보다 쉽게 부러질 수 있다. 사고 가능성도 있다"고 특유의 '경험론'에 근거해 사고 원인과 관련한 추측을 내 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날 "천안함 침몰 사고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 예단하거나 추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명 구조를 철저히 하고, 과학적 진상 규명, 애국적 희생에 대한 국가적 애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조찬에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정병국 사무총장, 정양석 대표비서실장, 정미경 대변인이, 청와대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 수석, 그리고 주호영 특임장관이 배석했다.

정몽준 "청와대 참모 보강하시라"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대표가 나눈 대화 내용을 보면, 천안함 침몰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당청-당정 관계가 원할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정몽준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청와대 안보 관련 특보나 참모를 보강하시라"는 내용을 건의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 통일·안보 문제를 다루는 국회 외통위 소속이기도 한 정 대표의 이같은 조언은 청와대의 대응 방식에 대한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9시부터 30분간 가진 이명박 대통령과 비공개 단독 회동 자리에서 "당정 협조에 이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달라"고도 했다.

MB, 한주호 준위 빈소 직접 조문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조찬 간담회 직후 천안함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사망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빈소를 직접 찾았다.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한주호 준위, 그토록 사랑한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뒤 고인의 부인과 자녀 등 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의 아들인 한상기 중위에게 "어머니를 잘 위로해 드려라"며 "어머니에게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한 준위는 통상적 활동 중에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전투 상황에 준하는 만큼 품격도 높이는 등 예우하는 게 마땅하다"며 "무공훈장을 수여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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