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약점을 가장 잘 보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는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공화당측에서는 즉각 체니 부통령 교체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케리, 에드워즈 상원의원 러닝메이트로 지명**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6일(현지시간) 민주당 경선에서 자신의 강력한 경쟁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에드워즈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고 AP, AF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케리 후보는 이날 피츠버그에서 선거유세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에드워즈가 하나의 미국을 건설하기 d위해 싸울 동반자"라며 "이러한 결정이 여러분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케리 후보는 또 이날 유세에서 "에드워즈 의원은 미국의 가치를 이해하고 옹호하는 사람이며 중산층 미국인들과 중산층에 도달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대변자로 용기와 확신을 보여준 인물"이라며 "그는 미국 대통령직 경선에서 결단력과 정치력을 보여줬고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품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격찬했다.
이날 아침 케리 후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사실을 통보 받은 에드워즈 후보는 성명을 발표하고 "나는 케리 후보의 제안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떨리는 마음으로 이를 수락한다"고 말했다.
케리 후보와 에드워즈 의원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보스턴에서 열리는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정부통령 후보로 지명된다.
***에드워즈, 케리 약점 보완할 최적의 인물**
케리-에드워즈는 미국 대선에서 부시-체니를 꺾을 수 있는 '환상의 드림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드워즈 의원은 케리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체니 부통령과 비교되면서 강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케리 후보가 에드워즈 후보를 지목한 가장 큰 이유는 우선 남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자신의 선거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드워즈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상원의원으로 북부 출신의 케리 후보를 지역적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에드워즈 의원은 51세의 젊은 나이로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인식을 심어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도 세련된 언술과 적극적인 태도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개인적인 매력을 보여줘, 공직활동 경력은 6년간의 상원의원직이 전부지만 가장 매력적인 정치인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혔었다.
에드워즈 의원의 성장과정도 케리 후보의 약점을 그대로 보완해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케리 의원은 대표적인 미국 주류 출신으로 상류층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면, 에드워즈 의원은 노동자집안 출신으로 자수성가형이다. 그는 직물공장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대학교육을 받고 법정 변호사로 성공해 정치인이 된 케이스다.
하지만 한가지 약점으로는 안보외교분야에서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에드워즈 의원의 공직경험이 6년간의 상원의원이 전부라는 점이 보여주듯이 미 대선에서 가장 치열한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외교안보분야에서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었다. 이 점이 공화당이 에드워즈 후보를 공격하는 주요 거리가 되고 있기도 하다.
***공화당, 메케인 의원 동원해 공세 나서**
민주당 정-부통령이 정해진 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공식적으로 "훌륭하고 활기찬 논쟁을 기대한다"며 '정중한 일성'을 던졌다. 딕 체니 부통령도 이날 에드워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전 합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의 점잖은 공식 반응은 이것이 끝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7일부터 당장 공화당의 존 메케인 상원의원을 등장시켜 "이라크전은 선과 악의 싸움"이라며 "부시 대통령을 당신들에게 영예롭게 소개한다"는 요지의 메케인의 부시 찬양 TV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이는 그동안 케리 후보가 메케인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려다 실패한 대목에서 착안, 메케인으로 하여금 케리 후보와 민주당을 공격하려는 것이다.
부시-체니 선거팀도 "에드워즈 의원은 케리 의원이 메케인 의원을 부통령으로 끌어들이려다 실패하자 차선책으로 선택한 인물"이라며 폄하했다. 선거팀은 또 에드워즈 후보는 "위선자같고 너무 자유분방하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공화당전당대회위원회(RNC)측은 케리 후보가 에드워즈를 공식적으로 지목한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26페이지 분량의 <에드워즈 탐구>란 보고서를 내놓는 기민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자료에서 공화당측은 "에드워즈 후보는 별다른 재주가 없다"고 혹평했다.
자료집은 또 케리 후보가 에드워즈 후보를 "경험 부족"이라고 비판하고 에드워즈 의원의 "시골 대중주의자적 이미지"를 공격한 대목을 일일이 싣고 있기도 하다. RNC는 또 이러한 비난을 담은 새로운 웹사이트를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공화당, 체니 교체 검토하는등 예민한 반응**
하지만 이같은 표면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체니 부통령을 어떻게 해야할지가 고민이기 때문이다.
'젊고 참신한' 에드워즈 의원의 이미지는 '늙고 추한' 이미지의 체니 부통령과 크게 대비되며 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는 평가다. 네오콘의 대부격인 체니는 이라크전 주도로 궁지에 물려 있으며 헬리버튼사에 얽힌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그는 또 최근에는 의회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저질 욕설을 퍼부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며 비밀주의와 정보통제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행정부의 감세 조치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인물이 체니라는 소문까지 겹치면서 부시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워싱턴포스트는 5일 "백악관은 부인하고 있지만 공화당내에서는 8월말 전당대회전에 체니 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물론 현재 부시 대통령은 부통령을 바꿀 의사가 전혀 없음을 공언한 바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부통령을 바꾸는 모험을 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라크전이나 다른 비리 혐의로 체니 부통령을 문책해야만 할 경우도 점쳐지고 있어, 앞으로 넉달도 안남은 대선까지 과연 체니가 생존해 있을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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