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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한강 수중보로 환경 개선" VS 전문가 "억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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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한강 수중보로 환경 개선" VS 전문가 "억지 주장"

한강 '수중보 철거' 놓고 국토부-전문가 날선 공방

국토해양부가 "한강 수중보의 철거로 하천 수질을 개선하고 자연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는 하천 전문가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한강은 (보 건설이 포함된) 한강종합개발 이후 수질이 개선됐으며, 수중보를 철거하더라도 현재보다 수질이 좋아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내용인데, 하천 전문가들은 "억지 논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하천학회와 서울환경운동연합이 30일 공동 주최한 '서울 한강의 생태적 복원' 심포지엄에서는 16개의 보를 건설하고 377킬로미터의 콘크리트 제방을 새로 만드는 정부의 4대강 사업과는 정반대로, 한강의 수중보와 콘크리트 제방을 철거했을 때 오히려 수질이 개선과 생태계 되살아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 관련 기사:"한강 콘크리트 걷어내고, 모래톱에서 일광욕 즐기자")

이에 국토해양부는 30일 반박 자료를 내고 "한강은 한강종합개발 이후 수질(BOD 기준)이 1984년 6.8㎎/ℓ(한강대교)에서 2007년 3.5㎎/ℓ로 크게 개선됐다"며 "한강의 생태 환경도 한강종합개발 이후 종 다양성이 전반적으로 더 풍부해졌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또 "잠실·신곡 수중보가 염수 피해 방지 및 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설치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를 철거하더라도 수질이 개선된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특히 잠실보를 철거할 경우 상류 취수장은 갈수기 때 수위 저하로 취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토부 "수중보로 수질 개선" vs 전문가 "오히려 수질 악화"

이에 대해 해당 심포지엄을 주최했던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심포지엄 자료도 읽지 않고 발표한 억지 주장"이라며 재반박에 나섰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31일 논평을 내고 "국토해양부는 보 건설이 마치 수질 개선의 역할을 한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나, 1980~1990년대 한강의 수질이 개선된 것은 서울의 하수도 보급률이 높아진 결과이며, 하수관거 보급률이 100퍼센트 달성된 1999년 이후 수질은 다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 심포지엄에서 전북대 오창환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하수관거가 정비된 이후의 수질 악화의 원인은 수중보에 있다"고 분석한 것인데, 국토해양부가 엉뚱한 자료로 오 교수의 주장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1994~2009년 한강의 수질 변화와 그에 맞물린 하수도의 보급률 변화 지표.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은 또 "특히 잠실보 하류 구간에 별도의 오염원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보의 영향을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판단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하다"며 "보의 해체가 수질 개선을 가져왔음을 보여주는 연구는 고양 곡릉천, 울산 태화강을 비롯해 수많은 국외 사례에서도 충분히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강의 생태 환경도 한강종합개발 이후 좋아졌다"는 국토해양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잠실보-신곡보 구간의 조사 지점이 팔당댐-잠실보 구간보다 6배 가량 많으면서도, 수서곤충의 종수는 3분의 1, 종다양성 지수는 4분의 1에 불과한 사실은 수중보의 생태적 악영향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심포지엄에서 '한강 복원 후 생태계의 개선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던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은 "서울시의 한강 생태계 조사는 연도별로 조사 지점의 위치나 수가 다르고, 채집 방법도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호 비교가 거의 무의미하다"며 "종수가 증가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외래종의 증가에 의한 것이라면 오히려 서식 환경의 악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했었다.

국토부 "보 철거는 물 부족 야기할 것" vs 전문가 "물 부족 사태 없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또 수중보의 철거는 물 부족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국토해양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잠실보 철거에 따른 수위 저하는 30센티미터에 불과해 수량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는 올해 중 취수장을 팔당댐 직하류의 강북정수장으로 이전할 예정인데, 이곳은 잠실보의 영향권 밖"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30일에 이어 31일에도 반박 자료를 내고 "미국과 일본에서 철거되는 보와 댐은 노후화로 인해 안전이 우려되거나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것들"이라며 '보와 댐 철거는 세계적 추세'라는 대한하천학회와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주장에 대해 맞섰다.

이에 대해 대전대 허재영 교수(토목공학과)는 "세계 각국이 댐의 영향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으며, 댐 해체를 통한 생태 복원을 현실적 대안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특히 소형 댐, 노후 댐에서 시작한 댐 철거 흐름은 점차 대형 댐, 기능이 남은 댐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라고 반박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1912년부터 현재까지 총 650개 이상의 보와 댐을 철거했고, 2008년 오르곤주의 마르못댐(Marmot dam) 철거 이후 대형 댐에 대한 철거도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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