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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은씨 "제2, 제3 김선일씨 사건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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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윤정은씨 "제2, 제3 김선일씨 사건 우려돼"

이라크서 29일 귀국, “대사관 몰랐다는 것, 정말 이해 안 돼”

이라크에서 1백여일간 평화운동가로 활동하며 프레시안에 이라크 현지소식을 전해왔던 윤정은씨는 김선일씨 참수사건 관련, “한국 이라크 대사관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고 크게 우려했다.

윤씨는 “이라크 사람들은 한국 가전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등 실생활에서 이라크와 한국은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하고 파병을 재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정은씨는 지난 3월 14일 이라크에 입국, 미군의 팔루자 민간인 학살 등 이라크 민간인 피해를 조사해왔으나 이라크 현지사정악화로 29일 귀국했다.

***“대사관 몰랐다는 것, 정말 이해 안 돼” **

평화운동가 윤정은씨는 30일 참여연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 김선일씨 참수사건과 관련, “이라크 현지 대사관이 알지 못했다는 것은 현지에 있던 사람으로서 어떤 말로 얘기하더라도 수긍이 안 된다”며 “차라리 왜 못 알았는지 증거를 보여줘야 그래야 의혹, 의문들이 풀릴 것 같다”고 이라크 대사관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윤씨는 “김선일씨가 피랍되고 참수됐던 팔루자 지역은 이라크 현지인들조차도 위험한 지역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라며 “가나무역 김사장이 도대체 어떤 라인이 있길래 혼자 해결하려 했다는 것인지 너무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지 사정을 전했다.

그는 “이라크 현지에서는 대사관 외에는 신변 이상이 생겼을 때 도와줄 곳이 없고 대사관 말고 책임지고 안타까움을 크게 느끼는 곳이 어디에 있겠냐”며 “김 사장과 대사관은 팔루자에 담요를 지원하는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등 관계가 있었는데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정은 씨는 또 “대사관은 어느 정도 노력했냐, 안했냐가 아니라 교민들의 동향에 대해 당연하게 알아야 했다”며 “이라크 현지에는 입국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라크 한국 교민사회는 좁기 때문에 대사관이 노력을 기울이면 입국 신고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씨는 대사관으로부터 이메일을 통한 연락을 받은 횟수에 대해서 “이메일이 정기적으로 오는 것 같지는 않고 2주나 3주에 한번 오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피랍사건 또다시 발생할 개연성 커”“같이 다니던 이라크인들도 신변불안”**

한편 윤정은씨는 “일본인 피랍사건을 봐도 피랍사건이 2차,3차 일어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크게 우려하며 “남아있는 한국인들은 또다른 위험요소들이 있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으며 신변안전에 어느 때보다 유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에 이라크에서 철수한 이유도 바로 이 신변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그는 “우리도 위험하지만 우리를 도우며 통역을 해 줬거나 기사, 안내인마저도 신변이 불안한 상태”라고 밝혔다.

윤정은씨는 실제로 5월 28일까지는 팔루자에 들어가 활동을 벌였으며 김선일씨 피랍사건 이전에는 저항세력과 만나 인터뷰를 하기도 했으나 사건이후에는 “이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내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것도 염려됐다”고 현지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6월 8일경에는 프레시안에 글을 기고하는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와 함께 팔루자 수니지역을 보러 가려 했으나 미군 검문소에서 미군에 의해 되돌려졌다”며 “다른 길을 통해 갈 수도 있었지만 너무 위험해서 다시 되돌아왔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팔루자, 반미감정으로 단순히 설명못해” **

그는 물론 “고 김선일씨 피살 사건으로 한국인에 대한 이라크 일반사람들의 정서가 변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사건 이후 매우 미안해하고 안타까워했으며 김선일씨 가족까지 걱정하는 인사를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라크의 경우에는 종교적, 정치적으로 다양한 입지를 가진 단체들이 많이 있고 특히 김선일씨 사건이 발생한 팔루자는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윤씨에 따르면 팔루자 지역은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많은 민간인이 희생됐고 팔루자에서는 가족중에 그러한 폭격의 희생이 된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이라크와는 달리 민감한 정서를 가지고 있으며 외신 기자들에게 조차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외국 민간인에 대한 저항의식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씨는 “팔루자에서는 너무 많은 민간인이 희생돼 반미감정이라는 한 단어로 분노를 다 설명할 수 없는 상태”라며 “특히 이곳은 부족사회라서 한국의 친척보다도 훨씬 더 강한 끈끈한 정을 친척끼리 나누고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선일씨 납치사건을 자행한 단체가 이라크 외부에서 유입된 단체라는 설’에 대해서는 “그런 지적이 바그다드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랍사회에서는 이라크, 팔레스타인 아픔을 전체 아랍 아픔으로 느끼는 강한 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따라 “미국은 이라크 사회와 직면한 것이 아니라 전 이슬람 사회 저항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한국군 파병 지역, 이라크 아니다”-“미군전략 보충위해 오는 것”**

한국군의 파병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윤정은씨는 “이라크인들은 외국군대에 대해 굉장한 저항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만났던 ‘살람’이라는 이름의 이라크인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살람은 “한국군이 오는 아르빌은 차라리 한국보다 더 안전하다”며 “그 쿠르드지역은 이라크가 아니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그는 “쿠르드 자치지역은 14년 전부터 자치와 독립을 착실히 준비해왔고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람은 이어 “이 지역은 석유의 이용가치 때문에 미군의 전략기지이며 한국군은 미군의 전략적 보충을 위해 오는 것이지 이라크를 도우러 온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언제 이라크 국민이 외국군을 요청한 적이 있었냐”고 강조했다. 살람은 “이러한 생각은 대다수 이라크인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인, 임정 요인들에 대해 냉소적, 아랍어도 구사 못하는 사람들”**

이라크 현지 상황과 임시정부에 대한 이라크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 대해서는 그는 “여러 소문이 무성하지만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군 주둔으로 정부요직을 차지하고, 이익을 받는 일부 사람들 외에는 확신하건대 미군 주둔에 찬성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저항방식에 대해서는 이라크 사회내 종교지도자 등 리더들이 많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정부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단적인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이라크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인터뷰하면 그들은 임시정부 각료들에 대해 조롱과 비난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임정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 사회 지도층은 “임정 사라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 하지만 아랍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데 있어서는 이들은 사담 후세인 비난할 때만 가장 유창하게 말한다.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아랍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고 비꼬았다.

그들은 또 “이들 임정 참여요인들은 후세인을 비난하고 있지만 그들은 후세인 체제에서는 다 외국에 있지 않았냐”며 “민중의 고통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지금 와서 후세인을 비난하고 있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윤씨는 “일반 국민들은 사실상 지금으로서는 정권절차에 대해서 저항의식은 있더라도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파병, 이라크 사회 원하지 않아, 혼란가중할 뿐”-“진정한 국익 뭔지 생각해야”**

윤씨는 귀국후 일정에 대해서 “한국군 등 외국군을 이라크 사회는 원하지 않았었고 이라크 민주주의와 발전에 도움 안 되며 더욱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이를 한국사회에 알리는 일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군 파병 관련 소식들을 오사카 공항에서 신문들을 통해 봤다”며 “여러 보도 접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이라크 사회의 바람과는 달리 한국군 파병을 강행한다는 목소리가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김선일씨도 유언을 통해서 파병을 원하지 않았었고 이라크 국민들은 여전히 그랬다”며 “국익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 사람들은 한국 가전제품과 중고차를 매우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인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바그다드에는 현대, 삼성, 대우 간판이 수백개가 넘을 정도로 있으며 한글이 씌여진 차량이 많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이라크인들은 한국인들과 일상생활 속에서 이미 관계 맺고 있으며 이처럼 민간인과 민간인이 만나서 좋은 우호관계를 가지고 서로 도울 수 있는 관계가 국익이 되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파병한다고 했지만 그 국익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시간여에 걸친 간담회를 마치며 다시 한번 소회를 밝히고 “파병을 철회하는 것이 국익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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