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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동안 이런 한일 관계는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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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동안 이런 한일 관계는 처음이에요"

한일 갈등에 직격탄 맞은 일본 관광업…케이팝은 여전히 건재

한일 간 갈등이 일본 관광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에서 30여 년 동안 거주하며 일본식 여관(료칸)을 운영 중인 호리오 사토미(한국명 손종희) 씨는 최근과 같은 한일관계는 처음이라며 사태 장기화를 우려했다.

22일 구마모토현 내에 위치한 히토요시 시에서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일본에 방문한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 만난 손 씨는 "이런 한일관계는 28년 만에 처음"이라며 "너무 놀랐다. 충격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1991년 한국에서 만난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 1992년 히토요시 시에 정착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료칸은 남편의 조부모 때 시작돼 3대 째 이어져 왔다. 87년 동안 운영해 오던 료칸이다 보니 단골 손님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손 씨 역시 한일 간 갈등과 그에 따른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는 "(일본 불매운동이 있을 때) 처음엔 그러다 말거니 했다. 그런데 7월 5일, 9월로 예정된 20명 숙박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일관계가 너무 좋지 않아 취소한다는 것이었다. 그 때서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손 씨는 "그 뒤로 여행사를 통해 온 예약은 12월에 잡힌 것까지 모두 취소됐다. 한동안 너무 충격이 컸다"며 "우리 남편이 저에게 올해 겨울을 어떻게 넘기냐며 처음으로 서울에 영업 좀 가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예전에도 한일관계에 부침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손 씨는 "아니다. 예전엔 전혀(이런 적이 없었다). 뉴스에 나오면 저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번만은 정말 다르다. 정말 심각했고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7월 수출 통제 이후 일본 불매 운동이 벌어지던) 초창기엔 너무 불안해서 와주신 분들에게 12000엔(한화 약 13만 원) 도미 한 마리를 4명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또 10월부터 일본 소비세가 2% 올라가서 숙박료도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일본 손님들에게는 인상한 가격으로 받았고 한국 손님들에겐 안 올렸다"며 한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다 10월을 넘어서면서 개별 손님들의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손 씨는 "10월 정도부터 개인 손님들 예약이 들어오고 11월에 오지 못했던 걸 3월에 예약하거나 하는 식으로 조금씩 예약이 들어왔다"며 상황이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규슈 지방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발 항공편도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이전과 같은 매출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 씨는 "대한항공이 가고시마로 오는 비행편을 1월 부터 끊는다고 하더라. 앞으로 이스타 항공만 있을 거라고 하는데 승객이 없어서 항공편을 없앤다고는 해도, 반대로 오고 싶어도 항공편이 없으니(못오는 관광객들이 있지 않겠나)"라며 우려했다.

가고시마현청은 지난 9~10월 가고시마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대비 65% 정도 감소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아직 정식 조사가 아니라 확실한 수치는 아니지만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감소세에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고이치 우치야마 가고시마현청 국제교류과 과장은 22일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관광객 감소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가 운항이 정지된 관계로 관광객이 감소했다"며 "현재 1주에 6번 운행하고 있는데 지난해 가장 많을 때는 1주에 18번이었다"고 전했다.

한국 관광객 감소가 지역 경제에 영향이 있냐는 질문에 가츠이 에스다 가고시마현 PR 및 여행전략 담당 차장은 "가고시마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첫번째 특징은 겨울에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다. 가장 걱정하는 것은 호텔과 골프장"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내 한류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현지 분위기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기자단과 만난 황성운 주일한국문화원장은 한일 간 현 상황이 한류에도 가시적인 영향을 주고 있냐는 질문에 "영향 없다.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콘서트는 전부 매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트와이스는 홍백가합전(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매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방영하는 프로그램. 일본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에 3년 연속 참여한다"며 BTS(방탄소년단), 세븐틴, 블랙핑크, 동방신기 등이 여전히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확실히 일본 팬들은 오래가는 것 같다"며 "케이팝(K-pop) 뿐만 아니라 김덕수 사물놀이팀이 15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공연했는데 매진됐다. 일본사람들은 그런 거(한일 간 갈등)에 민감하지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을 때는 한일관계가 꺾였다. 그래서 이번에도 걱정을 했는데 전혀 영향이 없다"며 "당시는 한류 1차여서 주로 팬층이 40~50대로 여론 의식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케이팝 중심의 20~30대 여성팬들이 많아서 정치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치 문제와 상관 없이 팬층도 두터워졌고 단단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케이팝이 인기가 있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일본은 데뷔를 시킨 다음에 육성하는 모습을 (팬들이) 바라 보는 식이 많은데 한국은 이른바 '완성형'으로 데뷔를 하니 (일본 팬들이) 깜짝 놀라는 것이다. 이게 한일 간 아이돌(가수)의 차이점"이라며 "한국 영화에도 관심이 늘어나서 내년 1월 <기생충>이 일본에서 개봉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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