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문희상법' 발의, 입법화까지 '산 넘어 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문희상법' 발의, 입법화까지 '산 넘어 산'

"한일관계 마중물 기대", 시민단체 "찬성 의원들 불매할 것" 반발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제시한 일명 '문희상법'을 18일 대표 발의했다. 한일 양국의 기업과 국민들(1+1+α)이 자발적 기부금을 내서 마련한 기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문 의장은 이날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과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2건을 발의했다.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에 따르면,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 지급, 추도, 위령사업,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조사연구 등을 수행할 기억·화해·미래재단이 설립된다. 이 재단이 한일 양국 기업과 개인 등의 자발적 기부금을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토록 했다.

'위자료'는 강제동원 기간 중에 있었던 반인도적인 불법 행위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상응하는 금전으로 규정된다. 위자료를 지급받은 피해자는 확정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 청구권 또는 재판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기부금을 모집할 때 기부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당초 위안부 피해자들도 위자료 지급 대상에 포함하려 했으나, 관련 단체들의 반발을 고려해 위안부 피해자들은 제외됐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015년 말까지 활동했던 조사지원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진상조사와 위로금 지급 등 미진했던 부분을 마무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문 의장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김태년·백재현·정성호·김성수 의원, 자유한국당 김세연·윤상현·홍일표 의원, 바른미래당 정병국·이동섭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 무소속 서청원·김경진 의원 등 여야 13명의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희상법'이 본격적인 법제화 과정에 오르면서 다음 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고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회담이 주목된다. 문 의장은 "현재 교착 상태에 빠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양국 관계가 과거를 직시하는 동시에 미래를 지향하는 관계로 나아가도록 (이 법안이) 마중물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안이 20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국회 문턱을 순조롭게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문희상법'이 일본의 사죄, 배상 책임에 면죄부를 부여한다는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법안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여론의 반발이 거센 탓에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의원들의 눈치보기가 변수다.

전국 2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 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은 '문희상법'이 "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고 일본에 전쟁범죄의 면죄부를 주는 법안"이라며 "공동발의자로 참여하면 안 되고, 이후에도 찬성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냈다.

이들은 "(문희상안이)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보다 더 나쁘다"며 "만약 찬성한다면 'NO 아베'를 외치고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의원들도 불매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법안에 담긴 기부금 강요 금지 조항에 따라 일본 측이 돈을 내지 않아도 강제할 방안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한 듯 문 의장은 "많은 분들이 '피해자 중심'의 지원 방안이면서 한일 갈등을 푸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런 의견들을 최대한 수렴해 장시간에 걸쳐 법안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