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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원가연동제는 '어두운 과거' 감추려는 호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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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원가연동제는 '어두운 과거' 감추려는 호도책"

"盧대통령, 시장원리 주장하며 원가공개 거부는 모순"

15일 서울지역 동시 분양아파트 건축비 폭리 실태를 폭로한 경실련이 건설교통부와 건설업체,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 및 일부 시민단체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원가연동제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원가연동제는 과거를 감추기 위한 호도책"**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의 김헌동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가연동제로도 분양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충분하다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지난 99년 연동제를 폐지한 이후 5년간 부동산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한 호도책"이라고 일축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정부 스스로 문제가 있다며 지난 99년 폐지한 원가연동제를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국민주택 규모 이하에만 부분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은 또다른 문제만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가령 판교 신도시에 원가연동제를 적용해 평당 6백만원 정도에 분양이 된다면 주변 시세의 절반 이하가 될 경우 그 차익을 누가 가져가느냐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원가연동제로 일부 아파트의 최초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파트 가격이 안정되는 효과를 거두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따라서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국민주택 규모 이하 아파트에 대해서는 공영개발에 후분양제를 도입하는 길만이 궁극적으로 아파트 분양사업의 왜곡을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제도가 정착된다면 원가 공개 논란 자체도 의미 없다는 것이다.

이의영 경실련 정책위 의장도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한 시장원리에 따르면 오히려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더 맞는데 원가공개를 반대하는 이유를 경제학자로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허술한 감리제도로 건축비 허위신고 만연**

경실련이 이날 공개한 지난해 서울동시분양아파트 건축비 허위신고 실태를 보면, 원가 공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곳곳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사업주체가 감리자 모집공고 단계와 입주자 모집공고단계에서 건축비를 서로 다르게 각각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지자체는 형식적으로 승인하여 서로 다른 건축비 비용을 묵인했다.

감리제외 대상 공사는 99년 감리비용을 절감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지만 오히려 아파트 질이 저하되고 분양가는 상승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건립세대가 3백세대 미만인 경우 감리가 상주하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서울시 동시분양아파트의 경우 3백세대 미만이 대부분으로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원가연동제는 원가공개의 대안 관계 아니다"**

또한 감리대가를 해당지자체가 아닌 사업주체가 지급하고 있어 감리의 독립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택공급계약시에도 건축비와 토지비에 대한 구분이 없고,세부내영고 없이 계약이 이뤄져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소비자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

김헌동 본부장은 "선분양제는 일종의 주문 생산인데 그 내용을 묻지말라는 제도"라면서 "이 세상에 이런 식의 제도가 존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게다가 지난 89년 서울시에서 적용되기 시작한 동시분양방식은 사업자들간의 경쟁촉발과 광고효과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편리하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실시돼었지만 오히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사업자들간의 가격담합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으며, 실제로 최근 경기도 용인의 일부 동시분양아파트 건설업체들이 담합혐의로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실정에서 원가공개는 투명성과 관련된 정당한 요구이며 원가연동제는 기껏해야 가격 책정방식의 한 방안일 뿐'이라면서 "가격책정방식을 가지고 원가공개 요구를 거부하려는 의도가 불순하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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