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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9~10일 본회의 열어 선거법·공수처법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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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9~10일 본회의 열어 선거법·공수처법 처리"

나경원 불참으로 국회 정상화 '빅딜' 무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이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방안에 잠정 합의하고 회동을 추진했으나 한국당의 막판 불참으로 불발됐다.

6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민주당은 대안신당-바른미래당(소수파)-정의당-민주평화당 간의 이른바 '4+1' 협의체 회의석상에서 '한국당에서 이런 제안을 해왔다'며 정기국회 의사일정안을 설명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의 제안'이라며 설명한 내용은 △한국당은 지난달 29일 본회의에서 처리 예정이었던 199개 의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신청을 철회하고 △대신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정기국회 중에는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는다는 타협안이었다고 한다.

이 타협안에 따르면 4+1에서 논의한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협의체에 참여한 다른 야당들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한 것이다. 앞서 '4+1'은 전날 원내대표급 회담을 통해 오는 8일까지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단일안을 마련하고 9일 본회의에서 이들을 일괄 처리하기로 했었다.

민주당이 한국당과 막판 협상채널을 복원하게 되면서, 야4당에서는 '4+1에서 논의된 선거개혁·사법개혁 법안의 내용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의 회동이 잡히면서, 교섭단체 3당 간 합의가 임박한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회동 시간으로 예정됐던 5시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나 원내대표 측에서 회동 불참을 선언하면서 '빅딜'은 중단됐다.

회동이 무산된 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문 의장이 원내대표 회동을 소집했고, 문 의장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풀면 9~10일 본회의에서 민생 법안과 예산안을 처리하고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이 협상안을 가지고 여야가 협의를 지속해 왔고, 상당히 밀도 있게 많이 진척이 된 것으로 안다"고 못내 아쉬움을 표하며 "여야가 지금이라도, 내일이라도 만나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하루 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기를 의장은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문 의장은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합의를 기다렸지만 9일·10일 본회의를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며 "9~1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과 부수법안,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문 의장이) 밝혔다. 또한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문맥상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법안"이란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을 지칭한 것이다. 선거법은 지난달 27일, 공수처법은 지난 3일 각각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한 대변인은 '패스트트랙 법안도 상정한다는 말이냐'는 재질문이 나오자 "좀전에 말씀드린 대로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들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이해해 달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여야가 10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패스트트랙 법안까지도 일괄 처리하겠다는 압박인 셈이다. 반면 나 원내대표 측은 '회동 참석이나 의사일정 방안 등에 애초부터 합의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의 불참으로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자체가 불발되면서, 민주당은 일단 이날 오전까지의 입장대로 '4+1' 채널을 통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12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임시국회 일자는 오는 11일부터로 지정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당 내에도 막판 협상을 바라는 의견이 일정 부분 있음이 알려지면서, 오는 9일 원내대표 선거 결과나 차기 원내지도부의 노선 설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9일 본회의'를 공식 제안하며 "새로 선임되는 한국당 원내대표가 '4+1' 합의 내용을 존중하고 함께 추가 협상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이인영 원내대표)라고 언급했고, 한국당에서도 원내대표 후보군 가운데 유기준 의원을 제외한 강석호·심재철·윤상현 의원은 대여(對與) 협상 필요성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황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의 생명 중 하나는 협상"이라고 말했고, 윤 의원은 전날 출마 회견에서 "저는 일 잘한 원내수석부대표였다. 이기는 협상의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심 의원은 <뉴스1> 인터뷰에서 "연동률을 20%대로 낮춘다면 (연동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9일 새로 선출되는 한국당 새 원내지도부가 취임 일성으로 민주당과의 협상 의지를 밝힐 경우, 당일 오후부터 예산안 협의에 들어가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10일에 예산안과 민생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패스트트랙 법안'들은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4+1 협의체에 참여했던 한 정당 관계자는 정기국회 내에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이 불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만약 민주당이 한국당(과의 협상)을 핑계로 4+1 합의 정신인 연동률 50%을 낮추려 한다면 협의체에 참여한 다른 당들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그럴 경우 (민주-한국당의) '기득권 연합'이 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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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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